전 군의원 용광열의 ‘봉포 낭만 포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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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방에서 앞치마를 두루고 있는  남자가 뭔 요리를  내놓을까 싶었다.그게 선입견이었다는 것을 확인하는 것은 그리 오래지 않았다.제법이었다.제법이었다고  표현하는 것은  매운탕의 정수라고 할 수 있는 국물맛이 정갈하고 담백했다.일행이 술안주 겸해서  가자미 찌게를 시켰는데 양은 냄비에 가지런히 얹힌 무와 가자미 그리고 잘 배인 양념맛이  저녁을 1차한 입맛을 다시 재점화 시킨다.속초에서 고기를 먹으면서  굳이 밥을 2차라고 규정하면서  봉포항구 입구에 있는 ‘봉포 낭만포차’로 가자고 먼길 한 이유를  알 것 같았다.

봉포 낭만포차. 이름처럼 분위기 있고 소담스럽다. 굳이 말하자면 실내 포장마차다.주방에서 음식 만드는 남자는  용광열씨.전직 군의원이다.그러니까  행주치마 두룬 전직 군의원이다. 요즘 남자가 요리하는 게 대세고, 유명한 셰프 남자 수두룩하기에  전직 군의원이  요리하는거야 대수 아닐 것이다. 주목하는 점은 참 잘 어울린다는 것이고 솜씨 있고 묵묵히  주방을 지키고 있다는  점이다.
“낙선하고 시작했으니 2년됐지요, 재미있습니다.새롭게  식당에서 공부하고 있는 셈이죠.”맘 좋은 아저씨 모습으로 잠시 요리 만들기를 몸추고 포즈를 취한 모습이 영락없이 주방장 아저씨처럼 잘 어울린다.

실내 포차답게  메뉴판도  살갑다. 문어숙회도 있고  문어 라면도 있고,물회도 한다.소소하면서도 정겹다.밥때 되면  외식하는 짝쿵들도 온다.탁자 3개로 작은 공간이지만  눈빛을 주고 받으면서 격의 없이  이런 저런 이야기 하기 좋다.
거기다 재주 많은 주인장의 솜씨도 받쳐주니  참 좋고,기분 나면  합석해서 같이 술잔도 기울이면서  세상사를 안주도 삼으니 분위기 그만이다.종종  그렇게 분위기 흘러가다가  손님 받는 것도 미룬다고 하니  그도 어쩔 수 없이 기분파다.

아야진 출신 용광열씨 활동영역이  그의  얼굴 크기만큼이나 넓다. 재주가 있다는  것 아닌가. 지역소통 매체로 진가를 발휘하고 있는 ‘토성라디오’의 단골 멤버로 입담을 과시중이고,봉사라면 또 뒤지지 않는다. 거기다  부인은 화가로 활동중이니  팔불출 남자들은  견주지도 못한다.

“코로나로 다들  어렵지만 이 코딱지만한 포차 역시  거기서 예외가 아니죠. 잘 극복해야 할텐데요” 이 대목에서 씩씩한 모습의  용광열도 톤이 낮아진다.그래도  지역에서 전국적 지명도 있는 마을인 봉포는 젊은이들이 많이 찾는 거리인데  코로나 직격탄은 어쩔수 없다. 지역의 자영업자들이 이 ‘죽음의 계곡’에서 낙오하지 않게  정책이  잘 살펴 주는 일이 급선무다.군의원 4년 경력의  그도 그 점에서  동의한다.

진짜 힘들다.지혜롭게 극복되어 많은 서민들이 찾아와서 따스하게 정담을 나누는  봉포 낭만포차의 모습을 보고 싶다.이곳이 북적이면  바다에서 잡아 오는 고기도 잘 팔릴것이고 사람들의 발길도  많아진다는 것이니  지역에 훈기가 돈다는  뜻 일게다.바닥을 살려야 한다.
낭만이 허기진 이 때에  그래도 출출하면 봉포 낭만포차로 가면  낭만이 기다리고 있을 것 같다.

윤길중(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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