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의 아웃사이더 그러나 역사의 승리자 (4)…미국의 숨은 보수주의 대부 러셀 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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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셀 커크(1918~1994)는 미국의 정치 철학자이다. 전기도 잘 안 들어오는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났다. 하지만 그의 어머니는 학구열이 높아서 커크에게 많은 책을 읽혔고, 커크는 누구보다 풍부한 영어 어휘력을 지니게 되었다. 가난했던 그는 장학금을 받아가며, 영국에 유학가서 세인트 앤드류스 대학 – 참고로 윌리엄 왕세손과 캐서린 미들턴 왕세손비가 이 대학 출신이다 – 에서 박사 학위를 받는다.

그렇게 전도유망하던 러셀 커크! 하지만 그는 강사 직을 포기하고 시골에 은둔하기로 결정했다. 미국의 대학이 잘못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고, 그가 원하던 학문의 방향성과 달랐기 때문이다. 모두가 그에게 힘든 길을 가고 있다고 만류했다. 그러나 러셀 커크는 완고했다.

“나는 1년에 40달러(56~60만원) 정도로도 생활할 수 있다.” – 이 말은 생활비만 뜻하지 다른 전기, 수도, 통신비는 포함되지 않았다. 그러나 40달러로도 생활할 수 있다는 것은 엄청나게 검소하다는 뜻이다. 그의 각오는 강했고 그는 미시간 주의 메코스타라는 시골에서 살아간다.

그의 박사학위 논문은 <보수의 정신(The Conservative Mind)>인데 영국의 보수주의 시조 에드먼드 버크와 미국의 건국의 아버지들을 연구한 논문이다. 이를 요약한 책이 <지적인 사람들을 위한 보수주의 안내서(Concise guide to Conservatism)>이다. 러셀 커크의 저술과 강연은 사람들에게 알려지게 되고, 그와 접촉한 정치인이 있으니 로날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1911~2004)이다. 레이건은 러셀 커크의 책을 읽었고 그의 영향을 받아 연설에서 미국 건국의 아버지들을 많이 인용했다고 한다.

커크는 자신의 사상을 간략히 여덟 가지로 정리했다. 출처 – <보수의 정신>에서

1) 보수주의자는 불변의 도덕적 질서가 존재한다고 믿는다.
2) 보수주의자는 관습, 널리 오래 합의된 지혜, 계속성을 중시한다.
3) 보수주의자는 신중함이라는 원칙에 따라 행동한다.
4) 보수주의자는 다양성의 원칙을 중시한다.
5) 인간은 불완전하다고 믿는다.
6) 자유와 재산권이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고 확신한다.
7) 보수주의자는 자발적인 공동체를 지지하고 강제적인 집산주의에 반대한다.
8) 보수주의자는 활력이 넘치는 사회가 되려면 영속성과 변화를 조화시켜야 한다고 믿는다.

나는 러셀 커크에게 두 번 공감했다. 하나는 그의 사상에서, 또 하나는 그의 삶에서.
커크의 사상은 보수 우파이긴 하나 좌우 어느 쪽으로도 극단적이지 않고 전통과 가족의 가치를 일깨운다. 그리고 미국이란 나라의 근본 정신을 알 수 있게 한다. 이것이 커크의 위대한 점이다.

글:강경훈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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