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 건설’ 고성군 오호리 죽도…”천연기념물적 가치가 있는 생태계 보고”

0
660

“죽도와 같이 작은섬에 청개구리가 살고 있다는 게 예사로운 일이 아니다.이 개구리들은 과거 수천년전 섬이 육지와 연결되어 있을 때 건너갔다고 봐야 한다.가뭄이나 조류등의 포식을 견디고 개체군을 형성하고 있는 것은 자연사적으로 획기적인 일이다.”

강릉대 김형섭 교수의 보고서에 나오는 대목이다.그는 ‘2009년 강원도 무인도서 실태조사’라는 방대한 보고서를 낸 바 있다.이 보고서에 현재 다리 건설 계획으로 논란을 빚고 있는 고성군 오호리 죽도에 대한 다각적인 현장보고들이 기록돼 있다.

죽도(강원도 고성군 오호리 산1번지)는 동해안에서 무인도중 가장 규모가 크고 고성군 19개 무인도 가운데서도 가장 크다. 51,471평방미터. 육지로부터 530미터 떨어져 있는데 청개구리가 살고 있다는 사실이 2009년 현지조사에서 밝혀졌다.청개구리는 바다를 절대로 건널수 없는 동물이다.

보고서는 “이 섬에는 바위표면의 곳곳에 천연적으로 파인 크고 작은 홈이 있는데 그 수는 수십개이며, 홈의 크기는 대개 직경 30-50cm,깊이 20-30cm로서 빛물이 고여있다.이 홈에 각각의 청개구리 쌍이 짝을 짓고 산란하여 올챙이가 성장하고 있다.”고 적고 있다.

김교수는 “청개구리 집단이 이렇게 오래동안 작은섬에 존속하고 있는 것은 천연기념물적 가치가 있다.”고 평가했다.

담수 공급이 원활하지 못하고 장기간의 가뭄에 취약한 작은 섬에서 청개구리 집단이 오래 유지되고 있는 것은 현재까지 파악되지 않은 이 곳 특유의 미소환경이 조성되어 있을 것이고  그런  생태적 특이성은 학술적 연구의 대상이 된다는 것이다.

또한 조사 당시 담수 웅덩이에서 20여마리의 흰빰검둥오리가 목격되었다. 이 섬은 흰빰 검둥오리의 산란처로 알려져 있다.

해조류도 38종 채집되었다. 녹조류 6종, 갈조류 11종, 홍조류 21종등인데 염주말,톳,지충이,민자루산호말,가는 개도박,잎파래,구멍갈파래 등이 수직 분포하거나 불규칙하게 혼생하는 식생군락을 형성하였고 한해성 해조류인 다시마와 미역은 극소수 개체만이 관찰되었다.

소죽도와 함께 쌍을 이루고 있는 죽도는 타포니와 절리,나마군등 다양한 형태의 바위로 형성되어 있고 중앙의 산봉오리 높이는 21미터다.

죽도에는 다양한 식물이 서식하고 있다.총 71종이 확인되었다.절벽 암초등으로 총체적인 조사가 이뤄지지 않은 숫자다.야광나무,참싸리,해당화 등의 관목류와 동자꽃,톱풀,갯메꽃,갯쇠보리,대새풀,산조풀 등 초본류 등이 조화를 이룬 식생대가 발달하고 있으며 종다양성 및 보존성이 높은 생태계임을 보여주고 있다고 보고서는 전한다. 산림청 지정 희귀식물로 갯방풍,꽃창포  그리고 희귀식물 4등급으로 지정한 솜양지꽃이 출현하였다.

김교수는 “자연생태계 파괴가 거의 없는 천연 자연림 생태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김교수의 보고서는 죽도가 천혜의 비교불가 자연보고라는 사실을 알려주고 있다.죽도의 육상 식물 동물과 경관 모두 1등급이라고 평가하고 있다.그렇지만 해양 동식물 및 해저환경은 3등급인데 백화현상이 심하다는 분석이다.죽도 주변 바다는 이미 망가졌다는 이야기다.그러기에 죽도를 연결하는 인공시설물을 설치할 경우 해저환경의  악화는 물론 죽도의 육상  생태계도 훼손될 우려가 다분하다는 지적이다.

김교수는 죽도의 생태환경을 모두 다 파악하지 못했음을 밝히고 있다. 그렇다면 죽도의 생태적 가치가 무궁무진하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제대로 된 실태조사가 따르는 게 순리인데 다리 건설 계획 이후 종합적인 실태조사가 있었다는 소식은 없다.주민 김모씨는 “주민동의등 일련의 허가절차가 졸속으로 진행된 것으로 밖에 여겨지지 않는다.완전  알짜 보물섬이다. 천연 자연 생태계의 보고라는 것 자체가 큰 자산인데 여기에 손을 대는 건 말이 안되고 회복할 수 없는 큰 우를 범하는 꼴이 되기 쉽다.”고 말했다.

설악투데이 특별취재반

댓글 작성하기!

댓글을 작성해주세요.
이름을 입력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