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지인 연락 왜 경계할까?…신뢰도 추락하는 사회의 단면

0
1161

언제부턴가 한국 사회에서는 사람들이 오랜만에 지인이 연락하거나 만나자고 하면 피하거나 답변하지 않는다.예전에는 사람들 사이의 신뢰가 강했는데 어쩌다 이렇게 된 것일까?

사실 필자도 아쉬운 일을 겪었다.몇 년 전에 어느 대학 동기(남자)가 내게 오랜만에 전화를 걸었다. 반가운 마음에 전화를 받았다. 근황 이야기를 하면서 분위기가 화기애애 했는데, 그가 갑자기 우리 집안의 재산에 관해서 물었다. 나는 얼렁뚱땅 대답했다.그 다음날 그는 자신이 일하는 은행의 금융상품에 가입하라는 권유했고, 나는 정중히 거절했다. 그리고 그는 다시는 내게 연락하지 않는다. 나도 그에게 연락하지 않는다. 이로써 우리의 사이는 완전히 틀어졌다.

그 외 지인들이 오랜만에 연락오면 돈을 빌려 달라는 부탁을 많이 해서 그다지 신뢰가 그다지 않는다. 오히려 학교 동창이나 선후배들을 경계해야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자랑은 아니지만, 필자가 나온 고등학교와 대학교는 서울에 있고 나름 명문이라 불리는 곳이고, 그들은 은행원, 사업가들이었다. 그럼에도 필자는 동문들에 대한 신뢰를 잃고 말았다.이러한 것들은 필자만 겪은 것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비슷하게 겪었다. 이러다 보니 우리 사회는 신뢰도가 점점 떨어진다.

필자는 학교든 가정이든 어디 유튜브 동영상이든 두 가지 사실만 교육시켰으면 좋겠다는 느낌이 들었다.

첫째, 영업의 기본은 “지인이라고 물건과 서비스를 사주게끔 하는 것이 아니라, 그 물건과 서비스가 필요한 사람을 찾아내는 것” 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지인이라고 연락해서 사 달라고 부탁하는 게 아니다. 오히려 그 물건과 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사람을 발굴해야 한다. 그래서 영업하는 사람은 부지런해야 하고 사람들을 많이 만나야 한다.
그 사람이 당신과 생판 모르는 사람, 당신과 아무 공통점이 없는 사람, 정치나 종교가 달라도, 외국인이라도 그가 당신의 재화를 필요로 한다면 거래해야 한다.

둘째, 법률적으로 인간관계는 호의관계와 거래관계(법률관계)로 나눌 수 있다. 돈이 거래되는 관계는 모두 ‘거래관계(법률관계)’에 들어간다.

그리고 돈 거래 뿐만 아니라 자동차에 같이 타는 것도 만약 교통사고가 나서 배상책임을 물어야 한다면, 호의 관계라도 법률 관계로 전환되는 것이다.이러한 상식들을 우리는 어렸을 때 부터 교육 받았어야 했다. 기본적인 상식들이 교육되지 않으니, 서로가 서로를 속이고 가까운 사이일수록 경계하고 하다못해 가족끼리도 분쟁이 일어나는 사태가 벌어지는 것이다.안타까운 일이다. 지금이라도 기본적인 상식이 교육되고 인식되었으면 좋겠다.

글:강경훈(중앙대학교 독일유럽학과 박사)

댓글 작성하기!

댓글을 작성해주세요.
이름을 입력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