썰물처럼 빠지는 ‘명태의 본향’ 거진 인구…소멸시계 멈추게 할 일자리 정책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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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 비수기인 겨울철 거진은 더욱 을씨년스럽다.계절 탓도 있지만 인적 드물고 항구도 활기가 없다. 고기가 안잡힌다는 하소연은 이제 일상어가 되었다. 재래시장은 찬바람만 휑하다.

이같은 거진의 적막한 모습은 인구통계에서 나타나고 있다.2023년 한해 거진 인구가 151명 줄었다.그 전년도에도 100명대 감소했다. 푹푹 빠지는 소리가 들린다는 말이 과장이 아니다. 작년말 현재 거진읍 인구는 5723명, 이러다가는 몇 년안에 5천명대가 무너질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성군 5개읍.면에서 가장 인구 감소가 크다.

한때 고성군에서 가장 규모가 크고 번성했던 거진이 왜 이렇게 되었는가? 일단 명태가 자취를 감춘게 가장 큰 타격이다. 명태 이후 다른 고기잡이도 시원치 않아 전반적으로 바다의 흉년이 지속되면서고 항구도시 거진의 본래 모습이 퇴색되고 있는데  대안없이  많은 시간이 지나버렸다.

거진활력 도모를 위해 이런 저런 노력이 진행중이다. 관광객을 더 많이 불러들이기 위해 인공구조물을 설치하고 인프라 정비를 하는등의 사업이 이어지고 있다. 백섬 다리도 그렇고 등대 올라가는 엘리베이터도 설치한다고 한다. 그러나 이같은 정책이 인구소멸을 막는데 효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백약이 무효일 정도로 주민들이 거진을 뜨고 있다.

가장 시급한 것이 일자리다. 주민들이 먹고 살 수 있는 일자리 환경을 구축하지 않는 한 지금의 상황을 막을 길이 사실 없다. 관광정책으로 거진 인구를 살린다는 건 외형상 번듯해 보이지만 실질적인 효과가 크지 않다.

냉정하게 현실을 봐야 한다. 관광이라고 하지만 4계절이 아닌 여름 한철 반짝한다.그걸 보고 대규모 시설투자를 하기에는 꺼려진다.화진포,통일전망대등 경쟁력 있는 자원을 품고 있지만 거진에 머물고 살게하는 동력을 만드는데 한계가 있다.숙박 식당등 관광인프라를 조성하기에 여건 자체가 취약하다.그래서 비수기에는 더욱더 황량하다.

소멸을 멈추게 하려면 주민중심의 정책이 선행돼야 한다. 먹고 살만한 동네가 되면 사람이 모인다.전문가들이 거진 와서 그들만의 프로젝트 실행한다고 될일이 아니다.고성군 최대항구이자 북방어로의 거점인 거진의 쇠락은 어느모로 보나 바람직하지 않다. 시장터에 페인트 칠하고 도시재생하는 수준을 넘는 ‘일자리’ 거진 정책으로 소멸시계를 멈추게 해야 한다.

윤길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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