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랑호 보광사, 항일순국의승 3.1 절 공식 첫 행사 봉행한다…지장전에 135위 모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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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광사, 속초시 영랑호반에 위치한 전통사찰 43호. 작년 개산 400주년 기념식을  성대하게 치른 유서깊은 절이다.100년 타임캡슐을 경내에 세우면서 새로운 거보를 내딛는 관음도량 보광사가 2024년 역점 사업을 두고 있는 게 다름 아닌 항일구국독립운동 스님 위패 모시기다. 이번 3월1일 제 105주년  3.1절을 맞아 공식 첫 행사를 가질 계획이다.

회주 석문스님이 발원해서 대장강의 물길을 만드는 작업은 이미 첫걸음을 뗐고 올해 구체적인 실행에 하나씩 들어간다. 지장전을  개보수해서 스님들 위패 모시는 공간을 확보해 2023년 11월 11일 11시 개산 400주년 기념식에서 항일 스님들 위패를 한자리에 모시는 행사를 공식적으로 가졌다.신도들과 함께 한분 한분의 위패를 지장전에 올리는  의식은  경건하면서도 가슴 뭉클했다.

한용운, 백용성, 박한영, 박민오, 오이산, 양만우, 이고경 스님을 비롯해 모두 135위(位)의 위패를 모셨다. 이 가운데는 1945년 해방 이후 후손이나 제자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포상을 국가에서 독립유공자로 포상을 받은 분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스님들도 적지 않다. 판결문과 신문기사 등 항일운동 기록이 있지만 묻혀 있었고 잊혀진 상태였다.그동안 불교계에서 이같은 작업을  적극적으로 나서진 않은 것도 사실이다.

이런 현실을 안타깝게 여긴 석문스님은 근대불교사에 관심이 깊은 최선일 박사, 그리고 취지에 뜻을 같이한 보광사 신도들과 함께 자료를 수집하고 위패를 모시는 등 선양에 나섰다. 건봉사 출신의 창기스님이 독립운동에 나선 사실을 알게 되면서 기존 자료를 참고하고 새로운 사료를 발굴했다. 불교사의 첫시도이자 불교사를 복원하는 작업이기도 하다..

석문스님은 “선열들의 숭고한 뜻이 깃든 성스러운 터전으로 맥을 잇고자 불교항일독립운동사를 재조명하고 복원하는 작업을 발원하고 항일독립운동 스님들의 각위(覺位)를 역사의 제단에 올렸다”면서 “누락된 불교사(史)의 씨줄과 날줄을 새롭게 채워 넣고 정신을 계승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보광사 회주 석문스님은 항일구국전선에서 몸을 아끼지 않은 선각자 스님들에게 예의를 갖추고자 매일 지장전에서 지장기도를 올리고 있다.2월 들어 연이어 폭설이 내린 가운데서도 아침 저녁 2차례  냉기 가득한 지장전에서 두손을 모으고 목탁을 두드리고 있다.

지장전 안에 들어가면 정면 영단에 영단에는 ‘抗日獨立運動(항일독립운동) 救國義僧覺位(구국의승각위)’라는 대형 위패를 중심으로 135위를 모셨다. ‘救國爲僧(구국위승) 박창두 각위(覺位)’, ‘救國爲僧 김법윤 覺位’ ‘救國爲僧 오시권 覺位’ …. 흩어져 떠돌다 안착한 스님 한분 한분의  혼이 느껴져 온다.

석문스님은 “충혼들의 이름을 우러러 호명하고 향불을 사뢰는 작업은 숭고하고 거룩한 일”이라며 “보광사의 역사복원 정신에서 비롯됐으며, 불교 독립운동 정신을 계승하는 일환”이라고 밝혔다. 또한 “살신성신한 스님들의 행적을 발굴하고 정리해 역사에 다시 등재하는 작업을 기어가는 동시에 숭모(崇慕) 및 선양사업을 체계적이고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이라며 “보광사 사부대중은 이분들의 고귀한 정신을 기억하고 추모하는 데 소홀함이 없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발원했다.

지난 설날에도 보광사 신도들은 대웅전에서 차례를 지내며 순국 의승(義僧)들의 뜻을 기렸다. 보광사는 매년 8월 15일 광복절에 숭모제(崇慕祭)를 올리는 한편 독립운동에 참여한 스님들을 계속 발굴할 계획이다.

석문스님은 “아직 부족하고 보완할 부분이 많지만, 자칫 역사에 묻혀버릴 수 있었던 스님들의 독립운동 공적을 찾고 정리해 위패까지 모시게 돼 한결 마음이 편안해졌다”면서 “어려운 시기에 출가수행자로 민족의 고난과 중생의 고통을 해결하려고 나선 스님들의 뜻을 잊지 않고 여법하게 계승하겠다”고 발원했다.

류인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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