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텃밭을 멋진 정원으로…도원리 목수 김진국의 자연주의 꿈 ‘딱다구리 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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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군 도원리 도학초등학교 뒷편, 자동차 한대 들어가는 길을 따라 올라가면 야산 아래 2층집이 나온다.목수 김진국의 집이다. 그는 딱따구리 공방을 운영하고 있는데 작년 겨울 큰 일을 벌렸다.

집 뒷편 아버지의 텃밭 500여평을 정원으로 꾸미고 ‘딱다구리 정원’이란 이름을 부여했다.

여름이 물러나고 가을이 살포시 자리하는 계절인데 많은 꽃들이 피었다. 항아리의 채송화도 인상적이다.100여종의 나무와 꽃들이 있다.원래 집 주변에 있던 복숭아,밤나무 등은 그대로 살리면서 정원을 디자인했다.아버지가 흘렸던 땀을  생각하면서  작년 겨울 터를 다지고 전체 그림을 그린 뒤 하나씩 채워갔다. 김진국은 “그렇게 하니 자연이 알아서 채워주는 신비가 놀랍다.”고 말한다.

그는 딱다구리를 정말 좋아한다.정원옆에 서있는 나무에서 딱따구리가 먹이를 먹는 모습을 사진으로 찍어두었고 직접 그 현장을 보여준다.정원은 자연주의를 지향하는 그의 생각과 가치가 구석구석 고스란히 배어 있다.봄부터 가을까지 꽃이 피도록 배치했고 구획을 설정  컨셉정원화 했다.

또한 도원리가 과거 옹기그릇을 만들던 도자기 생산지였다는 점을 고려해서 집 부근에서 출토된 사기그릇 파편도 가미해 역사성을 강조했다.그는 “아직도 저 산밑을 파면 백토가 나오고 파편들이 가득하다”고 말한다.

푯말을 읽지 않으면 이름을 다 알 수 없는 꽃들이 작은 길 사이에서 인사를 건넨다.싸리나무 꽃도 참 정겹다.토란 잎사귀가 저리도 큰지 처음 알았다.항아리 부터 청바지에 이르기 까지 소품과 조화도 꾀했다.하나하나가 조형작품 처럼 다가온다.그의 목공예 작품도 사이사이 서 있다.자연미가 넘치고 그냥 마주하기 편하다.자연 식물원이자 정원이다.시간이 날 때 마다 정원에 공을 들이면서 가꾼 덕분에 어디 내놔도 손색없는 멋진 작품이 되었다.

그는 열린 정원을 지향한다. 누구든 환영한다.“어머니 친구분들 동네 어르신들이 한번 오셨는데 너무 좋아하셨어요. 도학초교 학생들도 자주 오고 학교에 꽃도 많이 보내드렸습니다.”고 말한다.목수일을 하다 지치면 정원을 둘러보고 그리고 음악을 들으면서 자연과 깊이 호흡하는 김진국은 자연을 닮아 가고 있다.그는 욕심을 더는 심플 라이프를 강조했다.

봄이면 복사꽃 만발하고 곧 밤이 여물며 꽃들이 저마다 개회시기에 맞춰 만발하는 도원리 딱다구리 정원은 안식과 자연질서의 가치를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

신창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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