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현주의 고성여행(6)…봄이 오는 간성 북천 합축교에서

0
733
사진=변현주

폭설후 날이 개어 밭일을 하다가 오후에 짬을 내서 북천을 나갔습니다. 지근거리에 살면서도 북천 가는게 쉽지 않은 일상이라는 것을 문득 느꼈습니다.

갑자기 봄이 달려온 양 햇살에 반짝이는 북천의 물빛이 걸음을 빠르게 재촉하는듯 했습니다.둑방길을 따라 걸으며 맞는 시원한 바람이 이렇게 부드럽고 좋을 수 없습니다.

북천은 간성의 모천이죠. 진부령쪽에서 내려오는 크리스탈 같은 물에 연어가 뛰놀고 강폭도 넓어 품이 큰 하천이죠. 상수원 보호구역으로 설정되어 깨끗하게 관리되어 있는 점도 좋은 점이죠. 그렇게 집에서 나와 간천교에서 아래로 내려가면 합축교를 만납니다.

간성과 대대리를 연결하는 합축교는 2개의 다리로 구성되어 있는데 오래된 게 오리지널입니다.이 다리는 스토리가 있죠. 1948년 남북이 합작으로 다리를 건설하던 중 6.25가 터져 완공하지 못했다가 1960년에 공병대가 완성을 한 다리죠.원래 명칭은 북천교였는대 남북이 합쳐져야 한다는 뜻에서 합축교라고 했다고 안내문에 써 있습니다.

차량통행은 안되고 인도교로만 사용하는 합축교는 운치 있고 거기서 보는 북천 풍경 백미죠. 봄을 부르는 물소리를 들으면서 저 멀리 산맥을 바라보는 맛 탁트인 사이다 같은데 요새 눈이와서 경치는 더욱 빛나죠. 이 역사적인 다리에서 여러 가지 이벤트도 하는 구상을 합니다. 벼룩시장을 열어도 좋을 듯하고 주말 이동찻집을 열어도 괜찮겠다는 아이디어를 내밀어 봅니다.한여름밤에는  통일염원 불빛 축제 열어도  좋은  포인트죠.의미를 입히면 명소가 될수 있다고 봅니다.

합축교를 오고 가며 건너기를 두어번 하는 것도 운동이 되죠. 거기에 보태서 하류 북천 철교 방향 둑방으로 더 내려가면서 걷는 길 역시 시원스레 좋습니다.둑방에서 크게 기지개를 켜고 봄을 외쳐봅니다. 눈이 온 탓에 물도 불어 넉넉하고 소리도 경쾌합니다. 묵은 때를 씻어내는 듯한 청량감이 오죠.

그렇게 해서 북천철교에 다다릅니다. 동해북부선이 다니던 옛 철길, 분단을 생각하고 우리지역 과거를 생각하게 하는 지점이죠. 그러고 보면 북천의 다리들은 지역의 분단사와 깊은 연관이 있습니다. 이를 잘 활용해서 여행테마를 삼는 것은 지역의 정체성을 일깨워 주는 일이죠.좋은 학습의 장이 될수 있습니다.

테마여행 코스로 손색이 없습니다.물론 주민들에게도 더없이 친근한 공간입니다. 그렇게 해서 북천 하류 바다에 다다르면 코스는 끝나죠. 둑방길이지만 의미 있고 사색이 있는 길이죠.여행 목적지로서 북천을 잘 활용하는 방안을 짜 봅니다.

변현주(진부령 꽃차농원 대표)

댓글 작성하기!

댓글을 작성해주세요.
이름을 입력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