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커피향 그리고 정원과 텃밭…‘설악산책’을 산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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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악투데이

미시령에서 내려와 한화콘도 거쳐 설악산 방향으로 가다 우측에 위치한 단아한 건물을 만난다. 겉보기에는 단조롭게 보이지만 이곳은 역동성 펄펄 넘치는 곳이다. 이름하여 설악산책. 산책은 걷는 산책이 아니라 산(山)과 책(冊)의 조합이다.그래도 걷는 산책의 의미가 깃들어 있다. 그 조어에 설악산책이 지향하고 품고 있는 내용물이 다 있다.도서관에서  울산바위를 보는 이런 아름 다운 풍광에 자리하고 있는 도서관 전세계적으로도 드물다.그점에서 설악산책은 독보적이다.

복합문화공간을 지향하는 설악산책 건물 1층은 도서관이다.개방형이라 편하다.공간이 여유롭다.긴 소파에 기대어 설악산을 보며 망중한을 보내기 딱 좋다.아이들과 함께 책을 읽으러 오는 부모들 모습도 인상적이다.컴퓨터를 갖고 와 일하기도 쾌적하다.

2층은 카페‘소리’가 있고 한쪽에는 역시 도서관이다.책을 보다 목마르면 커피 마시기 딱이다. 음악도 좋고 특히 뷰가 환상적이어서 여행온 듯한 기분 난다. 이곳은 예술서적과 외국어 서적이 많이 비치되어 있다.작은 세미나 공간도 마련되어 있다.책을 보다 눈이 침침하면 창밖으로 보이는 정원의 꽃들과 눈을 마주하고 먼산 바라보면서 마음도 다듬어 본다.신선의 물가에서 책을 읽는 기분이 이런걸까.

그러나 설악산책이 품고 있는 넉넉함에서 정원과 텃밭을 빼 놓을수 없다.설악산책의 전체 디자인이 유럽식 후원형태를 취하고 있어 정원과 텃밭 역시 건물 뒤편에 위치하고 있다. 잘 다듬은 머리 모양 같이 깔끔하게 정돈된 정원은 유럽 궁전 정원의 축소판 같다.크지 않지만 풍성하고 다채롭다.

작은 오솔길 사이 사이로 고개 내민 꽃들과 정원 담장을 둘러친 수국 요즘 한창이다.사실 정원의 절정을 맞는 요즘이 가장 보기 좋은 때다.약간의 시차를 두고 피는 꽃들의 향연이 봄과 여름으로 이어지면서 정원의 향기가 건물에서 나오는 책과 커피향기와 어우러지고 있다. 그래서 책을 읽다가 나와서 잠시 머리도 식히고 사색도 가능하다.나만의 오붓한 공간으로서 자주 오고 싶어질 정도로 중독성 있다.

정원 곁에는 텃밭을 일구고 있다. 감자도 심고 파도 심고 이런저런 식재료들이 크고 있다. 상자형과 자연 텃밭 두가지 형태로 운영되는데 규모가 꽤되고 매일 농부들의 손길이 가고 있다. 요즘은 잠시 영업을 안하지만 이곳 건물 안에 있는 화반이라는 음식점의 식자재가 바로 이곳에서 나는 로콜푸드를 활용해서 제공하고 있다. 싱싱한 식단일 수밖에 없다.도서관을 오지 않고  텃밭을 와도  학습이 되고 힐링이 될듯 싶다.책속에서 정보도 얻고 자연에서 지혜를 얻는 두가지 목적이면 더욱  좋을 것이다.

정원과 텃밭을 오가다 보면 걷는 묘미도 있다. 울산바위와 달마봉 신선봉의 우뚝함이 정원의 담벼락처럼 서 있으니 두말할 나위 없다. 오늘같이 비 갠후 하늘이 청명한 날은 이곳 정원이 천상의 화원처럼 여겨지는게 그래서 이다.먹고 마시고 책보고 산책하는 게 다 되는 복합 문화공간이라는 말이 빈말이 아니다. 그리고 여유가 있다는 것은 큰 매력이다.지역의 가치 있는 문화자산이라고 할수 있다.

무료로 개방되는 정원과 도서관은 지역민들의 문화 근육을 튼튼히 하고 든든한 마음의 양식창고가 될 듯하다.문화의 힘을 키우는 게 시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고 소소하지만 만족도를 높이는 길이다.문화를 비워 놓고 지역이 업그레이드 될수 없고  관광 역시 마찬가지다.지역에 부족한 2퍼센트 문화를 채우는 설악산책이 그래서 의미있고 명소다.좀더 확장해서 전 세계인들이 동경하는 프랑스 파리의  복합문화시설 퐁피두센타 처럼 성장하면  좋겠다.

신창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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