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현주의 고성여행(5)…수묵화 설경의 도원리 무릉도원 한바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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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변현주 제공

봄을 시샘하는 눈이 많이 내렸다.백두대간을 등뒤에 두고 있는 고성의 설경은 스위스 못지 않다.차를 몰고 설경의 길을 나선다. 고성은 눈이 와도 도로 여건이 좋아 다니기에 그다지 불편함이 없는데 오늘도 그랬다.신선봉  아래 마을 도원리 무릉도원을 찾아 간다.

3월 폭설 드라이브 코스는 고성군 송암리 네거리 농협 창고 앞에서 시작된다. 시동을 걸고 앞을 보니 일자로 뻗은 도로 앞의 운봉산 설경이 먼저 반긴다. 야촌리와 운봉리 마을 지나면서 설경의 진수를 느끼지 못했지만 학야리로 접어들면서 눈의 모습이 달라지기 시작해 도원리 초등학교 앞에 오자 완전 달라졌다. 도원천의 물도 불어 졸졸 물소리 창량하다.

도원리 아모르뜰을 지나면서 7번국도 쪽과 다른 설경이 압도한다. 나뭇가지를 감싼 눈이 춤을 추듯 서 있다,.고개 마루턱을 넘어 저수지로 들어서니 탄성이 저절로 나온다. 신선봉쪽 하늘은 짙은 구름으로 시계가 가려 다 보이지 않았지만 저수지를 흰색 옷을 두른 듯한 설경은 마치 한폭의 산수화 같다.

차를 세웠다. 이럴 때 사진찍기는 기본 아니겠는가. 마치 신선봉의 흰색 천사가 내려 앉은 듯한 모습에 음울한 분위기가 자아내는 묘한 조화 뭐라 표현하기 어려운 마법같았다. 구불 구불 저수지를 돌아가는 드라이브는 마치 알프스의 깊은 산속을 지나는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킨다. 저수지가 끝나는 지점에서 다가오는 행도원리 마을은 아직 제설작업이 안되고 인적이 없어서인지 마을 입구 길 눈위에 발자국 하나 없다.하얀 도화지 같고 마을은 동화속에 파묻힌 듯 하다. 산아래 마을 집 굴뚝에서 연기가 피어 오른다.

아스팔트길을 달리는 기분도 다르다. 눈은 왔지만 제설이 잘된 상태니 주행의 기분이 다르다. 산림힐링센터 주차장은 하얀 운동장으로 변신했고 마을 집들은 다들 낮게 웅크린 모습니다. 신선봉 쪽을 올려다보니 구름이 산아래까지 걸쳐 있고 그 라인에 눈을 인 나무들이 축제를 벌이듯 서 있다. 계곡물 소리 좋다. 눈속에 듣는 물소리 교향악 같다. 봄눈이 녹으면 저물도 더 넘치겠구나….수묵화의 파노라마 같은 장관 앞에서 잠시 심호흡을 하면서 눈소리 물소리에 마음을 연다.

과연 무릉도원 도원리 답다. 춘설의 무릉도원은 이렇게 나그네를 부른다. 참 좋은 오후다.1시간만 짬을 내도 충분히 즐기는 코스다. 설경에 샤워하듯 드라이브 하는 고성여행, 폭설에도 반기는 고성여행 그래서 좋다.

변현주(진부령 꽃차농원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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