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 창설지 인제 용대리 ‘오도관’…1954년 29사단서 태권도 명칭 첫 사용

0
625

지역의 재발견, 태권도 창설지는 어디인가? 설악산 서쪽자락 인제군 북면 용대리가 태권도의 창설지이다. 이런 주장은 필자가 처음이다. 따라서 ‘태권도 창설지’라는 용어도 필자가 처음 사용하는 것이다. 인제군 용대리를 태권도 창설지라고 주장하는 근거는 육군제29보병사단장 최홍희((崔泓熙) 소장이 용대리에서 처음 오도관(吾道館)을 설립했기 때문이다.

태권도 공식명칭도 1954년 용대리 태권사단(29사단 별칭)에서 최홍희장군에 의해 붙여진 것이다. 29사단은 최홍희장군에 의해 1953년 11월 26일 제주도 모슬포에서 창설되었다. 여기서 청도관 출신의 남태희를 만났다. 이때부터 최홍희장군은 부관 남태희를 앞세워 부대 장병들에게 당수를 가르쳤다. 29사단은 창설 7개월 후인 1954년 6월 28일 인제군 용대리로 이전하였다(육군군사연구소,2019). 이곳에서 ‘오도관(吾道館)’세웠다. 초대사범 남태희를 비롯해 백준기, 고재천, 김석규, 우종림, 한차교 등은 모두 청도관 출신이었다.

1954년 9월, 29사단 창설 1주년기념식이 설악산 용대리 부대에서 열렸다. 이날 사단 장병들이 이승만 대통령 앞에서 무술연무시범을 선보였고, 이를 지켜본 이대통령은 “저것이 우리나라에 옛날부터 있던 태껸이야. 이것을 전군에 가르쳐야 해”라고 말했다.<태권도와 나,2005,153면> 최홍희는 이승만 대통령의 ‘태껸’말씀에 적잖은 자극을 받았고 부관 남태희를 불렀다. 이에 대한 남태희 증언, “사단장실로 가서 이 대통령이 이야기한 태껸을 옥편에서 찾아봤지만 없었다. 계속 옥편을 찾아보다가 ‘밟은 태(跆)’를 발견했다. 그 다음 ‘껸’를 찾았지만 옥편에 없었다. ‘수(手)’자도 고려했지만 당수도, 공수도 등 색채가 진해서 손보다는 강한 ‘주먹 권(拳)’을 선택했다.”<대한태권도협회, 2010년 6월호(165호).>

그렇게 최홍희 장군은 태권도 명칭을 확정하고 제1군단장 이형근 중장의 힘을 빌려 국회부의장 등 사회저명인사와 언론인들이 참석한 가운데 고급음식점에서 ‘명칭제정위원회’를 열었다. 당수도, 공수도가 일색인 상황에서 이승만 대통령의 ‘태권도 우남(跆拳道 雩南)’ 친필휘호하사를 이야기하여 어렵게 태권도 명칭이 확정되었는데 바로 이날이 1955년 4월 11일이다. 그래서 4월 11일이 태권도의 날이 되었다. 물론 이것도 사실관계 논란이 있다.

이후 최홍희 장군은 제3관구 사령관, 제2훈련소장, 6군단장을 거쳐 1962년에 예편했다. 전역 후 주 말레이시아 대사, 제3대 대한태권도협회장을 지냈고, 1972년1월 캐나다로 이민간 이후 북한에 태권도를 보급한다는 명목으로 수차례 방북을 했다. 국제태권도연맹(ITF)은 이민 가기전인 66년 3월 서울에서 창립되었고 방북이후 확장되었다. 세계태권도연맹(WTF)는 1973년 5월 28일 국기원에서 설립되어 김운용 총재가 이끌어 올림픽정식종목이 되었다.

이러한 최홍희장군의 행적 때문에 그에 대한 평가가 엇갈린다. 2018년 11월 한국체육대학교에서 열린 ‘최홍희 탄생 100주년’ 학술대회에서도 ‘태권도 창시자’ 논란은 여전했다. 서울대 나영일 교수는 2006년 국기원세미나에서 “남한을 배척했다고 해서 최홍희가 사망한 지금까지도 백안시하는 것은 지나친 처사이다. ‘태권도’라는 이름을 새롭게 만들어낸 최홍희의 공로는 크지만 태권도를 그가 홀로 창시했다고 하는 것도 지나치다”고 주장했다.

지금도 국기원과 세계태권도연맹은 최홍희를 ‘태권도 창시자’로 인정하지 않는다. 그러나 태권도 명칭을 작명한 사실은 인정하고 있다. 필자는 태권도 창시자에 대한 논란과는 별개로 강원특별자치도 인제군 북면 용대리가 분명한 ‘태권도 창설지’라고 주장한다. 왜냐하면 용대리에서 태권도 명칭이 확정되었고, 용대리 오도관을 통해 전군에 태권도가 보급 확산되었기 때문이다. 29사단은 비교적 짧은 기간에 유지되었다가 1959년 9월 1일 해체되었다.

이제 용대리 29사단 부대위치를 찾으면 그곳에 ‘태권도 창설지’ 기념비를 세우자. 인근마을은 태권도 마을이 된다. 이따금 태권도 발자취를 따라 용대리를 찾는 이들이 있다. 지금은 한류시대, 전 세계인에게 태권도 창설지가 용대리라는 사실이 알려지면 얼마나 좋을까? 태권도 스토리텔링을 엮고, 호연지기 태권도 스테이 ‘태권도 수련관’은 어떠한가? 용대리 황태마을 먹거리에 볼거리를 더하여 ‘용대리 태권도 창설지 테마파크‘는 어떠한가?

글:최철재(경동대 온사람교양교육대학 학장)

댓글 작성하기!

댓글을 작성해주세요.
이름을 입력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