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발사 이상범의 검정고시 도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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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악투데이

“엊저녁 학원을 갔다왔는데 수학이 참 어렵습니다. 수학에서 점수를 더 내야 다음 번에는 합격할텐데..”

속초 영랑동에서 바버샵을 운영하고 있는 이상범 이발사는 요즘 일과후 학원을 다닌다. 그는 검정고시 준비생이다.이번에 강릉에서 치러진 검정고시에서 낙방했다. 6과목 합산 점수가 360점이상이어야 하는데 거기에 조금 못 미쳤다.“ 선택과목 체육도 잘보고 했는데 영어 수학이 어렵습니다. 공부를 해 본 경험이 없어서 많은 어려움을 느끼죠.” 그래서 수학 학원을 다니는 중이다.

독학 검정고시 준비로 손님이 없는 자투리 시간에 시험준비에 몰두하고 있다.다음번 시험은 8월이다. 이번에는 기필코 통과하겠다는 각오다. 그는 영어,일본어,중국어도 독학으로 공부해서 성과를 내고 있다.

“ 저희 이발사들이 과거에 배움의 기회가 없이 어릴 적부터 공부를 대다수 못했는데 이제 시대가 달라졌죠. 젊은 이발사들이 대졸이 대다수죠. 그리고 죽을 때 까지 배워야 하니 힘닿는데까지 해야죠.배우는 즐거움 힘들지만 참 좋습니다”

그는 꿈이 있다. 검정고시를 통과해서 대학에 진학해 ‘한국이발사’를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목표를 세웠다. “ 이발이라는 게 오랜 역사의 직업이잔아요.앞으로도 이어질것이고.. 50년대 방식이나 스타일이 다르고 60년대도 다르고 ..각 시대마다 변천사는 우리네 삶의 변화만큼이나 무척 흥미롭습니다. 이것도 생활사의 한 부분이고 정리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또 한가지는 자식들에게 아버지가 죽을때까지 향학열을 불태웠다는 유산을 물려주고 싶다고 말한다.“ 이발사 직업인 제가 자식들에게 물려줄게 뭐 있습니까. 저희 큰아들이 이발업계에 들어와 교수를 하고 있지만 저 나름의 공부를 통해 배우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요.”

대단한 여정이고 도전이다.이발업만으로도 충분히 일과 보람을 느낄수 있는 여건이지만 이상범은 멈추지 않고 계속 달리고 있다.그의 검정고시 도전이 아름 다운 이유다. 100세 시대 인생 후반전을 지혜롭게 사는 방법을 그는 온몸으로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8월 검정고시에서는 이상범 합격이라는 낭보를 기대한다.

신창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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