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실종과 코로나 우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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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매섭다.그 보다 더 매서운 것은 코로나 냉풍이다.사회적 거리두기가 설악권 지자체 마다 조금씩 달라도 전반적으로 얼어 붙었다. 같은 권역으로 생활권이 연결되어 있기에 더욱 그렇다.

고성지역도 저녁 6시만 되면 한밤중이다.원래 인적이 뜸한 구조였는데 코로나로 더욱 을씨년스럽다.자영업이나 소상공인들의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다.이렇게 지역주민들은 코로나에 갇혀 옴싹 달싹도 못하는 빙하기를 겪고 있지만 지역의 다른 측면은 분위가 영 다르다.

연말연시가 다가오면서 지역의 콘도나 리조트는 예약이 넘쳐나고 있다는 소식이다. 연말 특수야 원래 매년 반복되는 현상이지만 코로나 위기에 올해는 사정이 좀 다르지 않을까 싶었지만 그렇지 않다고 한다. 되레 코로나를 피해 청정 동해안으로 더 몰리고 있는 분위기다.온다고 하는 것이야 말릴 수도 통제할 방법도 없다.

문제는 지역주민들의 불안감이다.지역은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에 민감한 타격을 받고 있다. 관광에 의존도가 높은 지역 성격상 외부경제에 취약한 탓에 그렇다.실제 관광객 감소가 현저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같은 고통을 한번에 감내해서 코로나를 툭툭 털어내고 정상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그래서 많다.그래서 지자체마다 연례행사로 진행해 온 해맞이 축제도 모두 취소했다.관광시설도 일시 폐쇄했다.그만큼 엄중하고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인식에서다.

하지만 일부 시설은 예약이 만원이다.연말 특수라는 소리는 지역민들의 마음을 불편하게 한다.주민들은 관광객 유입으로 코로나19가 더 확산되는 것은 아닌지 불안해 하고 있다. 장사도 제대로 못하는 형국에 일시적으로 외지인들이 몰려 확산의 고리가 퍼지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다. 이렇게 되면 장사도 못하고 코로나 확산 방지도 못하는 이중적 어려움이 더욱 장기화 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아침에 모처럼 들른 고성군 세탁소 주인은 “옷 세탁도 안한다.”고 한숨 짓는다. 작은 난로 하나 켜 놓고 장승처럼 웅크리고 앉아 있는 가게가 썰렁하기 그지없다.참으로 어려운 상황이다.별다른 산업기반이 없는 지역은 자영업과 소상공인이 많다.식당도 정말 많다.

이들의 겨울나기가 잔인할 정도로 고통스러운 것은 두말할 여지도 없다.이럴 때는 쥐구멍이라도 만들어야 한다.코로나로 취소된 축제예산이라도 전용해서 이들에게 작은 도움이라도 주었으면 하는 기대가 있었지만 감감 무소식이다.예산은 전례없이 증가헸다는데 어디로 다 갔는지, 이런 상황에서 코로나 고통을 극복해서 붕괴하지 않도록 받쳐 주는게 시급한일인데 답답할 노릇이다.

연말연시 지역도 유례없는 무거운 침체속에 맞을 것 같다.새해는 그럼 어떻게 버티나.이것 저것 건드릴 여건이 못된다. 지역의 작은 것들이 무너지지 않도록 지켜는 방비가 최우선이다. 지자체의 에너지가 여기에 모아져야 한다.지역이 처한 엄중한 현실에 대한 특단의 용기와 대책이 필요하다.

떠나지도 못하고 제대로 움직이지도 못하며 연말연시 예약만원을 접해야 하는 지역민들 가슴 ,냉가슴을 넘어 얼음장이다.무섭고 우려운 겨울이다.

신창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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