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날 똑같지요,긴장감 그런거 없어요..” 동해안 최북단 명파리 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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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날 똑같지요. 여기 불안감 위기감 그런거 못 느껴요”

밭일을 하고 점심을 하러 들어온 명파리 주민 강희권씨는 무덤덤한 반응이다.강씨는 평소와 똑같이 일을 하고 지낸다고 말한다.북한이 남북 공동 연락사무소를 폭파하고 대남 삐라를 살포하겠다면서 조성된 긴장감으로 인해 동해안 최북단 명파리의 분위기에도 관심이 쏠리지만 정작 주민들은 평소와 다름 없이 생업에 종사하면서 평온한 모습이다.

일요일이라 주민들 다수가 명파교회에 예배 보러 나왔고 함께 점심 식사도 했다.주민 A씨는 “긴장감이란 말 한두번 듣는가요?명파리는 오히려 평온해요.명파리가 적막감이 감도는 게 어제 오늘 일이 아니잖아요.” 명파교회 김흥갑목사는 “주민들이 동요하는 모습 전혀 없다.교인들도 불안감을 별도로 호소하는 분들이 없다”고 말한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통일전망대 출입이 지난 2월부터 봉쇄되고 있다.통일 전망대를 오가다 간간이 들르는 외지인들 조차 끊겨 올초부터 명파리는 한산한 모습이었다.마을에 하나뿐인 금강산 슈퍼도 찾는 외지 손님이 없고 대진으로 나가는 마을버스도 텅빈 모습으로 출발시간을 기다리고 있다.

주민들은 긴장감 때문에 적막감이 드는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해변과 오토캠핑장 쪽으로 나가봤다.마을의 한산한 모습과는 달리 오후시간 사람들이 꽤 들르는 모습이었다.텐트를 치고 야영을 하는 가족도 보였다.명파해변에는 20여개 데크의 오토 캠핑장과 방갈로가 설치되어 있다.

인천에서 친구와 오토바이 라이딩을 왔다는 청년은 “글쎄요 정세 그런 분위기 신경 안쓰고 명파리가 좋아하는 코스라 신나게 달려왔다.”고 말한다.평택에서 근무하는 미군 가족은“ 이곳이 처음인데 통일전망대를 가려다가 닫혀서 들렀다.”면서 “해변으로 나갈 수 없어 아쉽다.”고 말했다.이들 가족은 명파리 해수욕장 건물과 주변 풍경이 신기한 듯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눌러댔다.

제진검문소로 가는 구도로 쪽의 양켠 밭에서는 일하는 주민들의 모습이 서너명 보였다.주민 B씨는 “ 여긴 사실 청정지역인데 코로나로 통일전망대와 DMZ박물관도 물을 닫은 상태라 가뜩이나 어려운 마을이 더욱 어렵습니다.”라면서 북한발 긴장감보다 코로나 분위기를 더 걱정하는 모습이다.

신창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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