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의 사랑속에 꽃피운 발달장애 화가 한부열의 그림 인생…5월에 진부령미술관 특별초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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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달장애화가로 국전입상의 기록을 세운 화가 한부열이 진부령에 온다. 5월19일 부터 한달여 진부령미술관 특별초대전을 갖는다.

그의 첫 인상은 영화배우 같다.키가 훤칠하고 도시형의 창백한 모습의 외모가 수려하다.그런데 별로 말이 없어 왜 그런가 했더니 어머니가 대답해 준다.

올해 불혹의 나이 40. 발달장애에서는 이 나이면 원로급이라고 한다는데 그는 그림인생의 절정을 맞고 있다. 많은 전시회를 통해 주목을 받았고 2022년 국전에 입선해 주변을 놀라게 했다. 그후로도 여러 전시를 통해서 주목받고 있다. 진부령미술관 전석진 관장은 “그림에서 기교 하나없이 영혼이 맑은 모습이 그대로 드러나기에 많은 울림을 준다.”고 평가했다.어쩌면 한부열의 맑은 영혼과 청정 진부령이 궁합이 맞는지 모른다.

한부열씨는 몇 개의 단어만 가능하다.어머니가 대신 대화를 이어주었다.장애인을 둔 어머니들이 그렇듯이 엄마의 표현 하나 하나에는 울림이 있고 절제가 있다.어머니는 “5월 전시에는 대작을 비롯해  다양한 작품을 많이 선보일 예정이다.”고 말했다.

부열이네 가족은 늘 같이 다닌다.종종 동해바다로 나들이를 오는데 속초,고성의 바다에서 커피도 마시고 밥도 먹곤 한다.보광사에서 전시회를 가진 인연도 있다.부열이가  화가로 입문하게 된 배경에는 가족의 애틋한 사랑이 깃들어 있고 특히 어머니의  극진한 정성을 빼 놓을 수 없다.

원래 부열이네 가족은 아버지의 사업 때문에 중국 청도에서 함께 살았다. 그런데 부열이가 미술에 재능이 있다는 것을 확신한 어머니는 아들의 장래를 열어주기 위해 10여년전 부열이와 함께 귀국했다.

이때부터 남편은 딸과 엄마는 아들과 기러기 가족으로 지내고 있다.“부열이가 손금이 닳도록 그림을 그렸어요. 말도 없으니 그냥 그림에만 몰두 하는 모습이 마치 신들린 듯 보일 정도였으니요. 그게 부일이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대화라고 여겼고 그래서 저도 함께 했죠.”

부열이의 재능이 주목받기 시작한데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자로 그리는 그림은 독특하고 개성적이다.흉내낼 수 없는 세계를 펼치고 있다.잔기술이 없이 그냥 생각이 화폭에 옮겨진 모습이다.동심이 정수리를 친다.고결한 영혼이 색채나 구도 전편을 휘감는 듯 한  그림은 울림이 크다.

그의 그림에는 얼굴이 많이 등장한다. 코믹하게 그린듯 하지만 형상의 내면이 드러나 보이고 표정이 있다. 어둡기도 하고 그 반대이기도 하다.우스꽝 스러운 표정도 있지만 천진난만한 기운이 흐르고 있다.선의 가느다란 흐름이 주는 묘한 느낌이 마음을 두드린다.탁한 마음으로 그릴 수 없는 그림들이다.그는 침묵으로 세상의 얼굴들을 보고 있는 셈이다.

마치 천재성을 발휘하는 듯한 색감과 스캐치는 한부열의 그림세계가 말로 형언할 수 없는 심연을 보여주고 있음을 확인하게 한다.

이런 작품성을 인정받아 포스코 달력에 그의 그림이 채택되기도 했다. 그렇게 많은 그림을 제작하다보니 전시할 공간의 필요성도 느끼고 체계적인 관리를 위해 통근 투자를 해서 남양주에 갤러리와 작업공간을 마련하게 되었다.

어머니가 부연 설명을 했다.“ 부열이의 작업이 가족 전체의 일이죠. 이날 이때까지 바늘과 실처럼 같이했는데 언제까지…” 말을 흐리는 어머니의 문장의 끝을 유추하면 먼 훗날 아들에 대한 걱정도 있는 것이다. 그게 부모 아닌가.

그는 말로 표현하지 못하지만 그림으로 말하고 있다. 전하고 있다. 결핍을 그리움을 사랑을….어색한 몸짓이지만 그는 자신을 표현하고 있다.“부열이처럼 장애를 겪는 아이들에게 희망을 주는 계기가 많았으면 해요. 발달장애는 40살이면 고령이라고 하더라구요.이제 원로화가가 된다고 하니요.서둘러서 체계화 하는 작업을 하려고 합니다.”

묵언수행 하듯이 그림을 그리고 있는 한부열의 미술세계는 선의 경지같기도 하고 심해의 동화세계 같기도 하다.티없이 맑은 영혼의 화가 한부열의 진부령 미술관 초대전이 기대되는 이유다.

부열이는 남양주에 독립 갤러리를 갖고 있다. 어머니가 억척스럽게 마련한 공간이다.다양한 활동에 참여하는 바쁜 일정속에서도 진부령미술관 전시회를 위해 이곳에서 집중적으로 작업을 했다.강원도 고성군 진부령 정상의 미술관에서 쏘아 올리는 한부열의  희망 메시지가 널리 퍼지길 기대한다.

신창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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