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석근 칼럼)일본 따라 몰락하는 대한민국 수산업…어업규제 철폐하고 열린 수산정책 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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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을 보면 한국이 보인다. 옛 것에 집착하기 좋아하는 일본은 100년 전 남획을 방지한다면서 정한 200t 이하 어선 크기 규제를 아직도 그대로 지키고 있고, 한국은 이를 똑 같이 따라하고 있다. 지금 대한민국 수산업 관련 법령에서 규제하고 있는 어선 규모와 어법, 조업구역은 그 큰 틀을 보면 일제강점기 일본 정부와 조선총독부에서 만든 수산업법 그대로이다.

반면, 러시아와 노르웨이를 비롯한 유럽 국가들은 수천t이 넘는 대형 어선을 만들어 어획부터 냉동 포장까지 배 안에서 끝내는 첨단 기술을 적용하여 적은 선원 수로도 어업 효율과 수익을 크게 높이고 있다. 일본은 지금 자국 배타적 경제수역에서 조업하는 1만t에 가까운 러시아 어선을 그냥 구경만 하고 있다.

이 때문에 한 때 세계 최대 어업국가였던 일본 수산업은 점점 쇠퇴하면서 잡는 어업 어획고가 1990년대에는 중국에, 2010년대에는 러시아에 추월당했다. 대한민국은 해방후 지금까지 어선 규모를 일본 따라 200t 이하로 제한하였으며, 해양수산부는 선진국형 수산자원관리 한다면서 이렇게 쇠퇴하는 일본 수산업 정책을 맹목적으로 모방하여 그 전철을 착실히 따라 밟고 있다.

경직된 어업 규제로 기후변화에 따라 어획 효율은 갈수록 떨어지고, 단위 노력당, 그리고 단위 투입 비용당 어획량은 갈수록 줄어들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어업 경영은 점점 어려워져 어업을 포기하는 어민들은 점점 늘어나고 전국에서 어가 수는 계속 줄어들고 있다.

이렇게 어촌 소멸 원인이 뻔히 보이는데도 해양수산부에서는 아직도 남획 타령에서 벗어나지를 못하고 어촌 뉴딜이니 하면서 인공어초와 마찬가지로 콘크리트 토목 사업에 매달린다. 인공어초를 아무리 바다에 던진다고 어업생산성이 높아지지 않듯, 몇 조원 예산을 들여 어촌 뉴딜 사업을 한다고 어촌으로 젊은이들이 돌아오지 않을 것임은 불을 보듯 뻔하다.

정보 공개 꺼리는 해양수산부

또 해양수산부는 수산 자료와 정책 보고서를 공개하여 어민들을 설득해도 모자랄 판에 일본에 만연한 비밀주의를 그대로 고수하며 감척사업이나 총허용어획량과 같은 수산정책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여왔다. 공개를 하지 않아 외부 검증과 비평을 받지 않아온 자료와 보고서는 오류를 줄일 수 있는 기회가 원천적으로 차단되었기 때문에 그 신뢰성이 크게 떨어질 수 밖에 없고, 이에 기반한 수산 정책은 장기적으로 대한민국 수산업 기반 전체를 송두리째 무너뜨릴 수 있음은 일본 이서(以西)어업 몰락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연근해 어획량과 어가수가 꾸준히 줄어들고 있어 우리나라 수산업이 몰락하고 있는 것을 지금 눈앞에 보고 있으면서도 아직도 노가리 남획 타령이다.

수산정책을 수립하는데 기초가 되는 수산생물종 현황에 관한 정보는 고깃배로 잡은 어획물 통계 자료와 조사연구선으로 수집하는 직접 조사자료로 크게 나눌 수 있다. 수협을 통해 위판되는 어획물 자료를 어종별, 업종별, 행정구역별로 집계를 해오고 있으며 1980년대 이후에는 어선과 통신을 하는 무선국을 통해서 어획 위치 정보까지 연결시킬 수 있다. 직접조사자료로 지금 국립수산과학원에서는 수산자원전용조사선 몇 척을 동시에 투입하여 우리나라 연근해 수산생물 조사를 대대적으로 하고 있어 잘 하면 수산분야 기초 연구와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런 연구선을 통한 수산생물 직접 조사 자료도 국가 보안 대상이다. 해양수산부는 수협 자료는 물론이고 이렇게 기초과학과 수산정책수립에 쓰이는 연구선 조사자료까지 한일 어업협상이라는 근시안적인 국익, 또 어민 분쟁을 핑계로 공개하고 있지 않다. 공개도 활용도 하지 않고 꽁꽁 숨길 자료라면 왜 수백억 원 국민혈세를 들여 연구선을 투입하여 얻으려고 하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다. 대학에서 학생들이 수산생물 관련 논문을 게재하려면 국립수산과학원장 승인까지 받아야 하는 일이 투명한 정보 공개와 열린 소통을 인터넷 홈페이지 곳곳에 붙여놓고 있는 지금 정부에서 일어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일본 따라하는 부처 이기주의

동해 명칭과 독도 영유권 문제를 가지고 우리나라 국립수산과학원에 해당하는 일본 수산연구교육기구(FRA) 소속 연구자들과 대학 교수들에게 대응 지침을 비공식적으로 은밀하게 하달하는 일본 정부, 그리고 그것을 순순히 따르는 일본 과학자들을 보아온 나는 저 나라는 과연 민주주의 국가인가라는 회의가 들었다. 해양수산부는 어업협정이나 동해, 독도 문제로 이렇게 괴이한 나라 일본과 오랫동안 대응해오면서 점점 더 일본과 닮아가게 되었다. 우리나라 수산분야도 일본과 마찬가지로 관료 부처이기주가 자료공개와 공유를 거부하는 궁극적인 이유라고 나는 본다. 수산자료를 국민의 것이 아닌 우리들만의 밥줄로 여기고 있다.

일제 잔재 어업 규제를 없애고 정보 공개와 토론으로 열린 수산정책을 펴야 수산강국으로 갈 수 있다.

글:정석근 교수(국립제주대학교 해양생명과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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