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군 신평 들녘의 특별함…울산바위.신선봉,운봉산을 한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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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고성투데이

가을이 절정으로 치닫고 있다. 추수를 마친 들녘 텅비었지만  산에는 불타는 단풍이 하산중이다.설악산에 단풍 행락객들이 만원을 이루고  금강산 신선봉도 형형색색 단풍이  골짜기 아래로 내려 오는 모습이 확연하다. 참 좋은 계절이다.

이렇게 햇살 좋은 가을날  추수 끝난 빈 들판 걷기는 이색적인  즐거움을 준다.가을이라지만 텅빈 논 농로에서 오색이 휘감는  울산바위와 신성봉 ,저멀리 대청봉을 바라보는 것은  눈이 즐겁고 마음이 즐거운 일이다.

이같이 병풍처럼 펼쳐진 가을의 급소를 한자리에서 만끽할 수 있는 곳이  고성군 토성면 신평리 들판이다.토성면은 지리적 위치상 아주 독특하고 가히 명당이라고 할만한 곳에  자리하고 있다. 울산바위와  신선봉 그리고 지역의 영산으로 존중받는 운봉산이 다  행정구역상 토성면에 포진하고 있다.

7번국도  토성면 천진리에서  신평리 방향으로 차를 몰고 들어가다가 장새미를 지나서 성대리 쯤  길가에 차를 세우면 바로 토성면이 자랑하는 백두대간의 장엄한 경관이  병풍처럼 펼쳐져 있는 것을 만난다. 발길을  논으로  직행해서 그냥 걸으면 된다. 굳이 정해진 코스가 아니더라도 광활한 신평평야의  가로 세로로 연결된 농로를  자기 보폭대로 그냥 걸으면 된다.좀 빠른 걸음도 좋고, 빈둥거리면서 걸어도 그만이다.

황금색 자랑하던 들녘도 어느새  수확이 끝나고 빈자의 모습으로  있으니  그에 맞춰  다 내려 놓으면 된다.그냥 걷자. 그 사이사이  의도하지 않게  풍경이 다가오는 것을  보자.
저절로  다가온다. 논길을 걸으면서 울산바위를 10분이고 20분 본다는 것은  특별한 일이다. 같은 방향에서 금강산 제1봉  신선봉의  날카로운 자태의  빼어남을  본다는 것 역시 축복이다.
그러다  조금 템포를 줄여 고개를 우측으로 돌리면 운봉산이 봉긋 반긴다. 형님들 격인  울산바위나 신선봉 보다  키가 작지만 아우라는 범상치 않다.

하나가 아닌  3개의 명산을 한 장소에서 직선으로 바라보는 이 자리가 명당 아니면 뭣이겠는가. 그것만이 아니다. 설악산 최고봉 1708미터 대청봉의  우뚝함이 저 멀리서 잡히고, 달마봉도 자기를 쳐다봐 달라고 손짓한다.

조금 떨어져서 봐야 제대로 보인다는 게 이런 형국을 말하는 것 아닐까. 적당한 거리가 주는 조망은  황활한 것 임을  현장에서 느낀다.그러다 보면  농로길 직선거리 한 코스 끝점에 다다르고 다시 발길을 돌려 다른 길을 걸으면 된다.그렇게  한시간 정도  돌면  개운한 기분이 전해진다. 몸도 운동이 된다는 신호를 주는 것이다.

어딜 가도 좋은 가을날이지만  고성군 토성면 신평들녘의 특별함은  바로 이 지점이다.이래저래 어수선하고 마음도 무거운 때,비대면 시국에 맞게 텅빈 들녘으로 나가 자연의 위대함과 자연이 주는 철학을  그냥  만나보자.들판과 대화하고 산과 대화하고 내면과 속삭여 보자.
그리고 릴케를 흉내내 이렇게 기도해 보자.“주여,지난 여름은 정말 힘들었는데  살아갈 힘을  좀 주십시오.”

신창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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