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을 닮은 돌탑 정원 ..고성군 성대리 하천의 이색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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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악투데이

고성군 토성면 새터에서 성대리로 올라 가다가 좌측 방향으로 들어서면 하천에 범상치 않은 광경이 펼쳐져 있다.크고 작은 돌탑이 무리를 이루면서 하천을 수놓고 있다.키가 큰 돌탑부터 시작해 돌을 하나만 오려 놓은 것도 있고, 모양도 펭귄처럼 생긴 것 부터 다양하다.수십개는 족히 될 법한 돌탑이 모여 있는 이곳은 자연 돌탑 전시장 같다.

신선봉에서 발원하는 천진천과 성대리에서 내려오는 물길이 만나는 이곳은 상당히 폭이 넓다. 작년 수해로 많이 망가졌었는데 이렇게 멋진 공간으로 변신 한것이다.

이 돌탑들은 하천변 집 주인이 쌓아 올린 것이다.“작년 여름에 비가 많이 와서 하천에 조성해 놓은 화단이 다 떠내려 갔지요. 그래서 11월부터 어지러워진 하천을 조금 정리한다는 기분으로 물길도 만들고 돌을 하나씩 쌓은 게 이렇게 되었네요.”

6년전 속초에서 성대리로 전원생활을 하러 들어온 부부는 하천의 활용을 궁리하다가 꽃밭을 만들었다. 자연스런 하천에 만든 꽃밭은 생태적이고 운치가 있었다. 그러다 작년 홍수에 다 사라졌다. 빈자리를 돌탑이 메웠다. 종교적 염원이 있거나 다른 의도는 전혀 없다고 한다.홍수이후 물길을 작게 내고 주변을 정리하면서 가꾸다 보니 돌탑을 정성스럽게 올리게 되었다.

“이게 하천을 망가뜨리는 것이 아니죠. 이렇게 쌓았다가 비가 와서 물이 넘쳐 다 쓸려 나가면 자연스럽게 다 없어지는 것이죠.자연의 순리에 맡기는 생태적 순환에 순응하는 것이죠.” 주인은 ‘물 지우개’라는 표현을 했다.하천의 모습은 물이 많아지면 자연스럽게  지워진다는 의미다. 인위적으로 고정된 것도,붙잡아 두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작은 물길에 졸졸 물소리가 봄을 부르는 듯하다. 작은 물길 옆으로 돌탑이 서 있고 마치 전위 예술 작품 같이 배치된 것이 눈길을 끈다.내려가 세심하게 보면 다양한 공간 구성이 되어 있다. 미술을 전공한 것도 아니다.교직에 근무하면서 틈나는 데로 쌓고 있는 중이다.아침 산책을 하다가도  작은 돌 하나 올리고  주말에는  좀더 많이 하고 그런 식이다.

“ 유럽 해외 여행중에 집주변을 잘 정돈해 놓은 모습을 보았는데 그게 인상적이었어요. 자기 집주변부터 가꾸면  일단 보기가 좋고 마을이 저절로 아름답게 되고 자연스럽게 공원처럼 변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여기에 담겨 있습니다.”

소박한 생각에서 출발했지만 하천속에 조성된 자연 돌탑 정원이라고 부를만하다.조금만 더 정비하고 다듬어 놓으면 보고 체험하는 공간으로서 역할도 충분할 듯하다.특히 아이들 자연 생태학습장으로 손색이 없다.

“저 건너편에 솔숲에 길을 좀 내서 둘레길처럼 하려고 하는데 하천을 연결하는 출렁다리라도 있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렇게 되면 집앞이지만 한번정도 둘러보면서 여유를 갖는 공원으로서 역할을 충분히 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죠.”

안목이 이렇게 멋진 풍경을 만들어 내고 있다.문화공간으로도 손색이 없다. 특별하게 인공적으로 조성하고 파내고 붙이고 한 것도 없다. 자연 모습 그대로 활용한 내추럴 그 자체다. 이 역시 경쟁력이다. 마을을 이런식으로 가꾸다 보면 마을 전체가 공원이 될 것이다. 이게 좋은 마을로 가는 첩경 아닐까.

부부의 정성에 좀더 정책적인 뒷받침이 보태지면 멋진 코스의 작은 정원이 될 것 같다.산과 바다가 아름 답다는 당위를 넘어 주변을 이렇게 아기자기하게 와 보고 싶고 머물고 싶게 만들어 주는 것은 지역의 문화경쟁력 제고와 연결되어 있다. 세심하고 열린 안목을 통해 좋은 마을 가꾸기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 넣어 보자.

신창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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