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고속철 역세권 신도시와 교량화…‘계륵’ 상황 우려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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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선 속초시장이 최근 원희룡국토부장관을 면담하고 동서고속철도 속초 이목리 구간의 교량화를 건의했다. 이 구간은 옹벽 담장 토공방식으로 돼 있다. 교량화의 이유는 16미터 높은 담장이 설치되면 지역이 양분돼 속초시가 추진하는 역세권 신도시 개발축이 단절된다는 우려에서다.
교량 설치면 괜찮다는 건가. 담장이나 교량이나 양분되기는 마찬가지가 아닌가…

교량이냐 담장이냐의 문제에 앞서 시민들 사이에서 지적되고 있는 대목은 2가지다.
여전히 입에 오르고 있는 동서고속철도 종착역 이전이다.미시령구간에서 직선으로 빼면 마을이나 역세권이 동강 날 일이 없다는 점을 든다.공사비도 덜 들고 도시확장성도 좋아진다고 이야기한다.

또 한가지는 속초시가 추진하는 역세권 신도시가 과연 의미있는 도시계획이냐는 질문이다.전문가들은 신도시급으로 개발하기에 면적이 작다는 점,역세권을 개발하더라도 활성화가 기대만큼 될 것이냐에 의문부호를 제시하고 있다. 선례로 강릉 KTX 역세권을 든다. 실제 강릉 KTX역세권은 기대에 훨씬 못 미치면서 사실상 실패한 것으로 결론이 났다.
강릉보다 인구가 적은 속초는 다를 수 있을까? 속초시민들 하루 KTX이용객이 얼마나 될까.

관광객들만 갖고 역세권을 활성화 하는데도 한계가 있다.역 주변에서 숙박하고 머무는 시대가 아니다.역이 타고 내리는 플랫폼으로 진화한지 오래다.컨벤션 산업을 육성한다고 하지만 얼마나 많은 회의등을 유치하고 속초 경제에 접목시킬지 사실 별 기대치가 없는 대목이다. 이른바 마이스(MICE) 산업은 건물만 크게 짓는다고 붐이 이는 업종이 아니다. 속초는 그걸 꽃피우기 위한 인적 물적 인프라가 턱없이 부족하다.산과 바다만 갖고 마이스 산업이 된다는 건 순진한 착각이다.

결국 투자선도지구 라는 미명아래 역세권 신도시 개발이라는 포장지는 그럴듯해 보이지만 그저 건물 짓는 토건사업으로 전락할 공산이 크다는 우려다.특히 아파트나 높게 짓는 방식으로 진행되면 또 다른 난개발로 베드타운을 확장하는 꼴 밖에 안되는 추진이라는 것이다.이렇게 되면 가뜩이나 조양동 쪽으로 쏠려 있는 속초시 양극화는 실속없이 더 커지고 구도심은 쇠락이 불 보듯 뻔하다는 계산이다.절름발이 역세권에 절름발이 속초라는 이중의 수렁에 빠질  우려 또한 없지 않다.

KTX 역세권이 진정 속초미래 활력의 마중물이 되려면 좀더 시각이나 접근을 달리 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역을 통해 들어오는 관광객들을 받아들이는 도시의 교통이나 제반 시스템을 정비하는 일이 먼저다.역에서 내려 가고 싶은 장소도 더 많아져야 하고 가성비 높은 관광도시 기반을 다지는  기회로 삼는 게 우선순위라는 지적이다.그래야 도시 전체에 활력이 지펴질 수 있고 미래를 선도할 수 있다는 것이다.속초의 마지막 남은 벌판이 어설픈 도시계획으로 계륵이 되는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좀더 치밀한 계획과 논의가 필요하다. 그냥 건물 짓고 분양하는 방식은 너무 뻔하다.덤빈다고 될 일이 아니다.

글: 박도형(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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