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양 수산항을 지킨다…50년 어부 문종구의 바다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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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는 요새 비수기죠.요때가 힘들죠.물이 차야 고기가 많이 나는데…”.수산항에서 미역을 다듬고 있는 문종구씨, 방금 낫으로 채취해온 걸 다듬고 있는 그의 모습이 온화하다.미역채취는 춘궁기의 간지같은 작업이다.

그는 8대째 수산항에서 살고 있는 토박이로 바다생활을 한지도 어언 반세기 50년 세월이다.평생 어부다.그새 수산항은 작은 포구에서 대규모 항만으로 변신했다. 레저항까지 겸하면서 전국적인 명성을 구가하고 있다.

수산항의 상전벽해 같은 번창처럼 그도 살림을 키웠다.매일 매일 고기 잡아 모은 돈으로 아이 셋을 키웠다. 막내인 아들은 서울에 있고 딸 둘은 양양에 살고 있다. “어른들이 아들 아들해서 참으로 힘들었는데 키워보니 딸이 보배더라구요.왜 아들 타령을 했는지 ..더구나 딸들이 인근에 있으니 오다 가다 들르고 용돈도 주고 재미있습니다.”

문씨는 아내 건강 때문에 요즘 신경이 쓰인다. 아내가 무릎수술을 해서 물리치료를 다니고 있는데 오늘도 딸이 동행했다고 한다.사실 문씨는 그동안 고생한 아내와 함께 올 봄 여행을 계획했었다.“제가 술 때문에 맨날 구박을 받습니다.낮에는 일 때문에 못하고 저녁에 한잔하면 그거 참 한잔만 못하게 되잖아요”

이제 70이 돼 가지만 좀더 배를 탈 생각이다. “이렇게 나와 있으면 참 좋습니다. 소소하게 일을 하니 시간 보내기도 좋고..낚시배도 하니 이러다 갑자기 연락이 오면 손님들 태우고 나가야 하니요” 본업은 고기잡이 부업은 낚시배를 하면서 여전히 현역으로 뛰고 있다.

어촌에서 인력을 구하기 어려운 현실에서도 한일호 선장 문씨는 자생력이 있는 셈이다.“손자들이 오면 배도 태워주고 회도 썰어주고 그 재미도 좋지요.” 문씨가 다듬어 건네준 진한 고동색 미역줄기 하나 입에 넣으니 달다.자연산의 매력이다. 잘 말려서 수협에 갖다 준다고 한다.

항구는 한산해 보였지만 문종구씨의 일터는 훈훈했다. 이번 가을에는 아내와 멀리 가지 못하더라도 꼭 여행을 갈 생각이고 그 이전까지 아내의 무릎이 완전 회복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자식들 다 키운 그 역시  건강을 제일 크게 생각하고 있었다.

신창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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