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자랑스런 이웃) 1인 5역 70대 대학생 이상범 이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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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초 영랑동 이상범 바버샵.이발소 입구에 얼마 전 강원북부 교도소와 체결한 업무협약 현수막이 바람에 펄럭이고 있다.손님이 뜸한 시간 이상범 이발사는 한켠에서 뭔가 열심히 쓰고 있다.“ 서울디지털대학교 홍보모델 연락이 와서 인터뷰 질문지 검토하고 답변을 생각 중입니다.” 그는 상기된 표정으로 28일 촬영이라며 구경와 달라고 권유한다.다사다난했던 2023년의 대미를 앞두고 그가 이룬 또 하나의 성과다.

설악투데이는 2023년을 되돌아 보면서 열심히 일한 자랑스런 이웃으로 이상범 이발사를 선정했다.그는 올해 어느해 보다 바쁘고 보람있는 시간을 보냈다. 이발이라는 본업 말고도 그는 현재 서울 디지털대학교 뷰티경영학과 2학년에 재학중이다. 최고령 만학도다.

이발하는 사이 사이 시간을 이용해서 온라인 강의를 듣고 숙제를 해서 내고 있다.배우지 못한 설움을 털고자 독학으로 검정고시를 통해서 대학문을 두드렸고 한을 풀었다. 그는 말한다.“ 아직 제가 열정이 있기에 대학 마치면 대학원에 가서 체계적으로 이용기술을 집대성해 볼 생각입니다.”아마도 이런 그의 신념과 열정이 대학교에 감흥을 주었고 학교홍보 모델로 선정된 배경이라 여겨진다.

사실 그의 학구열은 영어 중국어 일본어를 독학으로 깨우친데서도 드러난다. 열과 성을 다한다. 시간을 허투루 보내는 법이 없다.종이 쪽지에 메모하고 적고 암기하는 게 일상이다.그렇다고 그가 본업을 소홀히 여기는 것도 아니다. 50년 경력에 속초시 이용명장 타이틀을 획득했고 강원이용기술인협회를 창립해서 친목도모를 넘어 이용기술 향상에 정성을 쏟고 있다.

기술이 있어야 살아남고 그래서 부단히 공부해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얼마나 눈부시게 발전합니까. 머리깎는게 가위하나로 대충하던 시대 지났죠. 서비스업이고 고객의 기호와 스타일에 맞추기 위해 부단히 연마해야 합니다.” 이발을 토탈 서비스 개념으로 확장하려는 노력은 젊은층에서 호응을 얻어 단골중 청춘들이 많다고 귀뜸한다.

이상범씨는 자신의 능력을 이발소 밖으로 데리고 나와 이웃과 소통하고 있다. 영랑동 무료급식소에서 정기적으로 어르신들을 위한 이발봉사를 실행중이고 강원북부교도와 업무협약을 통해 재소자들의 기술연마를 지도하고 있다. 정말 눈코 뜰새없이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그는 “ 제가 잘하는 게 이발인데 그걸 나누는 게  큰 기쁨이죠.사실 봉사 나가는 날이 휴무일인데 쉬는 거 보다 더 기쁘고 신나죠”라고 웃는다.

그의 봉사는 주변을 환하게 해주면서 마음을 따스하게 데워주고 있다.가위질 하나로 가업을 이룬 그는 아들도 대학교 이용학과 교수다. 그만큼 자부심이 남다르다. 군생활 하던 아들의 진로를 과감하게 돌려 가업을 잇게 한 장인정신의 대물림이 빛나는 대목이다.이발에 봉사에 학업에 동분서주하고 있는 이상범은 우울한 뉴스가 도배되는 이즈음 그나마 위안이고 희망이다.2024년 이상범 이발사에게 더 큰 희망과 보람이 넘치길 기대해 본다.

신창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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