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차진리 ‘이장 부정 선거’가 던진 리더십 논란

0
694

✍✍✍ 편집위원 김호의 세상비평 ✍✍✍

지난 1월 4일 실시된 마차진리 이장선거를 둘러싼 갈등은 단순한 마을 내부의 분쟁이 아니었다. 그것은 기초자치단체 행정의 작동 방식, 그리고 군수의 자질을 가늠하는 시금석이었다. 결과적으로 이번 사태는 한 가지 질문을 남긴다. 위기 상황에서 지역의 최고 책임자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부정선거 의혹이 제기되자 마차진리 주민들은 감정적 대응 대신 제도적 절차를 택했다.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고성군 이장 임명에 관한 규칙」을 근거로 임명 거부를 요구했다. 이는 주민자치의 성숙을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문제 제기는 규정과 사실에 기반했고, 재선거 요구 역시 절차적 정당성을 갖추려는 시도였다.

그러나, 행정의 대응은 그에 상응하지 못했다. 논란은 장기화됐고, 마을은 찬반으로 갈라졌다. 갈등이 확산되는 동안 군정의 최종 책임자인 함명준 군수의 판단과 결단은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았다. 법률 자문을 구하는 신중함 자체가 문제는 아니다. 문제는 ‘속도’와 ‘책임 있는 메시지’였다. 위기관리의 본질은 정확성뿐 아니라 타이밍이다. 결정을 미루는 사이 공동체의 균열은 깊어졌다.

마차진리은 3월 4일 이장 재선거를 실시한다. 부정선거에서 재선거까지, 군수 자질론의 관점에서 보자면, 이번 사태는 몇 가지 기준을 되묻게 한다.

첫째, 갈등 조정 능력이다. 지역 행정의 수장은 단순한 관리자가 아니라 조정자다. 이해관계가 충돌할 때 중립적 사실 확인과 명확한 방향 제시로 갈등의 확산을 차단해야 한다. 침묵은 중립이 아니라 방치로 인식되기 쉽다.

둘째, 책임의 선명성이다. 군정의 모든 사안은 궁극적으로 군수의 권한과 책임 아래 있다. 실무진의 판단 뒤에 숨는 순간 리더십은 약화된다. 설령 법적 판단을 기다려야 했다 하더라도, 어떻게 처리할지에 대한 그 과정과 기준을 주민에게 신속하고 투명하게 설명했어야 한다.

셋째, 공동체 통합 의지다. 선거 분쟁은 승패의 문제가 아니라 공동체 신뢰의 문제다. 행정은 상처를 최소화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이번 사태에서 가장 빛난 것은 주민의 자발적 조직과 문제 제기였다는 점이고, 역설적으로 행정은 제대로 기능하지 못했다. 그 과정에서 갈등이 확산되고 마을 공동체가 심한 상처를 입었다.

결국 3월 4일 재선거라는 결론에 이르렀다. 상식적이고 예견 가능했던 결정이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소요된 시간과 그 사이 증폭된 갈등은 무엇으로 해결할 것인가. 위기는 갑자기 발생하지만, 준비된 리더라면 갈등의 초기에 명확한 원칙을 제시했을 것이다.

이번 마차진리 사태는 한 개인의 흠결을 넘어 지방자치의 수준을 묻는 사건이다. 주민은 제도 안에서 문제를 제기했고, 스스로 민주주의를 작동시켰다. 그러나, 행정은 그에 걸맞은 책임성과 결단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갈팡질팡하면서 오히려 문제를 키웠다. 아쉽게도 강 거너 불 구경하듯 했다.

군수의 자질은 평온할 때가 아니라 논란의 순간에 드러난다. 갈등을 조기에 수습하고, 신뢰를 회복시키고, 고성 공동체에 비젼을 제시하는 능력, 그것이 군수가 갖출 기본 덕목이다. 재선거 통보로 절차는 마무리될 수 있다. 그러나 무너진 신뢰의 회복은 또 다른 차원의 과제다.

재선거는 끝이 아니라 출발점이다. 그리고, 연중행사처럼 몇일 전 인흥리 지역에서 또 산불이 발생했다. 이처럼 공동체 내에서 위기는 반복된다. 피할 수 없는 숙명과도 같다.

끊임없는 도전과 응전속에서, 주민들을 격려하고 살 길을 제시하고 화합으로 이끌 수 있는 지도자, 마차진리에서 더 나아가 고성 공동체에 필요한 리더는 어떤 자질이 필요한지 곰곰히 따져봐야 한다.

그래야 우리 자녀들이 행복해 진다.

편집위원 김호 글

댓글 작성하기!

댓글을 작성해주세요.
이름을 입력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