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군 주민설명회 왜 이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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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오전 10시 고성군 거진읍사무소에서 주민설명회가 열렸다. 거진에 골프장 건설과 관련한 설명회였는데 40여명이 참석했다.거진등대에서 화포리에 이르는 30여만평 부지에 골프장을 짓는 일이니 주민들도 반드시 알아야하고 설명을 들어야 하는 내용이다.추진하는 업체에서 자금 조달계획등을 설명했다.

문제는 참석자들 가운데 골프장건설과 직접 연관이 되는 거진1.2.3리 주민들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거진골프장 건설 주민설명회 개최 소식을 몰랐다. 거진 1리 주민 C씨는 “금시초문이다”고 말한다. 주민D씨는 “골프장이 들어서면 농약 사용이 많은데 이런 게 지역주민들 건강에 얼마나 해로운지등 따져야 할 사안이 한두가지가 아닌데 거주민들도 모르는 설명회 말도 안되는 설명회다”고 비판했다.이같은 형식을 주민설명회라고 할수 있을까.

고성군의 주민설명회는 매번 이런 식이다. 주민설명회인데 주민으로 참석하는 분들은 이장이나 주민자치위원 개발위원등 마을 관계자들이 주를 이룬다. 그냥 보통 거주민들은 별반 보이지 않는다. 이렇게 진행되다 보니 나중에 민감한 문제가 발생해 주민들이 이의를 제기하면 주민설명회 절차를 거쳤다고 강변하는게 관행이 되어버렸다.

이날 설명회에 참석한 A씨는 “ 주민설명회를 하려면 이해관계가 밀접한 마을 주민들 상대로 하고 나서 전체 거진 주민을 상대로 하는 것으로 확대 진행되야 하는데 민감할 수 있는 내용을 주민들이 듣지 못하는 설명회여서 아쉽다.”고 말했다.

특히 거진등대 일원은 거진의 역사와 생활문화가 녹아 있는 지역이다.비탈진 경사면에 옹기종기 붙은 집들이 정겹다. 과거 거진에서 고기가 많이 잡히던 시절 삶을 일구던 터전이다.애환이 녹아있다,이러한 터전 언저리인 등대 일원은 전망도 좋아 주민들이 공원처럼 이용하는 곳이다.배 나간 남편이 늦어지면 올라가서 언제 오나 기다리기도 하던 추억어린 장소다.

주민B씨는“거진이 개발되는 것을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이같은 장소에 골프장이 들어서는게 맞는지 심사숙고해야할 필요가 있다. 설령 개발되더라도 역사문화가 살아 있고 주민들에게 이득이 가는 방향이 맞다.”고 말했다.

군청도 주민설명회 접근 방식을 바꿔야 한다, 사업요건을 갖추기 위해 형식적으로 하는 설명회가 아닌 진정으로 주민들과 소통하고 정보를 공유하는 시스템으로 전환해야 한다. 더디게 진행되더라도 그게 투명성과 공정성을 담보한다.구색식 주민설명회를 통해 나중에 문제가 생기면 나몰라라 하는 무책임한 행정을 이제 접어야 한다,

‘주민 없는 설명회’는 사업의 타당성 여부를 떠나 주민들의 공감대 얻기가 어렵다. 주민설명회의 획기적인 혁신이 시급하다.이제라도 거진 1.2.3리 주민들을 상대로 순차적으로 자세한 설명회를 다시 열어 의견을 청취하고 찬반 의견도 들어보는 게 순리다.

설악투데이 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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