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진항에서 해안도로를 따라 화진포로 가는 해안도로는 철조망이 제거되어 더욱 시원한 모습이다. 이 아름다운 도로 초입의 우측에 작은 섬이 있다. 흰섬이라고 하는 백섬이다.섬이 크지는 않지만 기암괴석이 울퉁 불통 솟은 모양이 특이하다.게다가 투명한 푸른 바다빛이 어우러져서 신비한 풍경을 선사한다.
거진사람들은 뒷장 백섬에서 놀던 추억을 많이 떠올린다.어릴 적 해수욕도 하고 놀이도 했다. 이 섬은 예전에는 잔돌이 많아 잔철로 불리었고 갈매기 똥으로 하얗게 되었다 해서 흰섬(백섬)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많은 일화가 전해지는 스토리 텔링 섬이다.일출과 일몰시 부처님 상이 보인다고 한다.
거진 해맞이 삼림욕장에 올라가서 바라보면 백섬이 하나의 바다정원을 이루며 환상적인 모습으로 다가온다.
요즘 백섬에 콘크리트 다리를 놓는 공사가 한창이다.길이 136.7미터,현재 교각을 세우고 상판을 올렸다.내년에 완공예정이라고 한다.“지역경제회생과 대체산업 육성을 위한 어촌 관광체험마을 조성의 일환”이라고 한다.
현재 드러난 다리 모습만 보아도 백섬의 아름다운 경관을 훼손하고 있다.마치 멀쩡한 얼굴에 금을 그어 놓은 듯 불편하다.백섬은 해안도로에서 바로 지척이고 철조망도 다 제거되어 아주 잘 보인다. 또한 백섬은 모양도 뾰족하고 작아서 건너가서 둘러볼 상황도 아니고 섬의 보호를 위해서도 허락되어선 안된다.
그런 섬에 콘크리트 다리 공사를 하는 모습에 주민들은 의아해 하고 있다.거진읍 주민 마모씨는 “다리를 놓는 이유를 정말 알 수 없다.여기서도 얼마나 잘 보이는가, 다리를 놓고 건너가서 더 이상 볼 게 뭐가 있어 이렇게 흉물같은 공사를 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백섬의 다리공사는 대진항에 설치된 해상공원의 철제 다리와는 성격이 다르고 다른 지자체에 설치된 스카이 워크나 출렁다리 같은 이색적인 요소도 없다.주민 A씨는“다리 모양이 특이한 것도 아니고 바다외에 무엇을 더 보고 체험하는 건지 모르겠다”면서 “백섬 본래의 아름다운 모습이 손상되는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백섬 해변은 잔돌로 형성되어 독특하다. 그런 특징을 살려 테마 해수욕장으로 만들어도 좋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그런데 섬의 조망을 훼손하는 콘크리트 다리를 설치하면 그같은 여지도 죽여 버린다는 것이다.
이쪽에서 웅봉으로 등산을 자주한다는 서모씨는 “ 저렇게 다리를 놓으면 산위에서 백섬보는 맛이 다 죽는다.긁어 부스럼 만들고 있다.거진항에서 웅봉으로 이어지는 종합적인 관광코스를 개발해서 지역경제 동력을 삼을수 있는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라고 말한다.거진 출신 전모씨는 “난 개발의 전형이다.자연스럼이 자연답게 보일 때 백섬의 가치가 더 크다.”고 말했다.
거진 백섬 콘크리트 다리가 긁어 부스럼 만드는 격이 아닌지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윤길중(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