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 KTX 개통에 맞춰 역세권 개발 계획과 이에 대한 기대감 조성이 있으나 장밋빛 환상은 금물이라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속초 KTX 역세권이라는 용어 자체가 성립하기 어려운 ‘허상’이다는 진단이다. 속초시가 그 일대를 투자지구로 지정하고 신도시 계획을 갖고 있지만 내실없는 한탕주의 토건사업에 그칠 공산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먼저 역세권이란 개념 자체의 불성립이다. 이미 개통한 강릉이나 포항등의 예를 봐도 역 주변이 번성한 곳은 없다. 대기업 출신 A씨는 “ 모든 KTX역에는 그 지역 실정에 맞는 규모의 점포가 입주하는 전략으로 접근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역은 기차를 타고 내리는 정거장 역할에 그치고 있는 게 추세라는 것.
이를 테면 KTX 타고 속초역에 내린 관광객이 그 주변에 머물기 보다 목적지로 쏜살같이 빠져나가는 게 패턴이기에 역주변이 발전할 계제가 없다는 분석이다. 과거 역주변에 이런저런 가게가 성업하던 시절은 지나갔다는 것이다. 최근 포항을 다녀온 시민 김모씨는 “역에 내려 보니 KTX역 주변의 현실이 피부에 와 닿았다. 산업도시 포항보다 한참 적은 속초는 불보 듯 뻔하다. 기대감은 금물이다”고 지적했다.
두 번째 KTX 개통되면 속초-청량리간 소요시간이 버스보다 줄어든다. 그렇지만 실제 역으로 나가서 기차를 기다리고 하는 시간을 따지면 적어도 3시간 이상 걸린다는 계산이다. 승용차로 이동하는 것보다 시간이 더 걸린다는 것인데 그렇다면 누가 KTX를 이용하겠는냐는 진단이다.
게다가 서울서 KTX를 이용해서 속초에 도착한뒤 목적지로 가는 이동수단이 마땅치 않고 렌트카 영업도 활발하지 않기에 차라리 승용차 선택을 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나아가 인구 8만에 큰 기업이 전무한 속초는 비즈니스 손님보다는 관광객 위주이기에 주말에만 북적일 가능성이 크다. 이렇게 보면 KTX 손님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고 역세권 활성화는 그냥 홍보 구호에 그칠 공산이 크다.
속초시가 이런 엄연한 현실을 외면한 채 마치 KTX 역세권이 붐을 이룰 것처럼 신도시니 콤팩트 시티를 내세우면서 과잉 홍보로 시민들을 오도할 우려가 크고 토건업자만 이득을 취하고 결국 속초는 오히려 쇠락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대기업 CEO 출신 B씨는 “속초시가 내세우는 KTX역세권은 허상이다”고 단정적으로 말했다.
설악투데이 특별취재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