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촌을 지나 속초로 가는 7번 국도 우회도로.
고성에서 속초로 바로 나가는 직선로여서 교통량도 많고 속도감 있게 달리는 구간이라 군데 군데 속도제한 CCTV도 설치되어 있다. 이 구간이 납득하기 어려운 속초시청의 조치로 인해 교통사고 위험이 높은 ‘죽음의 도로’가 될 소지가 높아 근본적인 개선책이 시급하다.
부근에는 고성군과 속초시 경계점 속초 방향 우측으로 물류회사와 상가, 전원주택 단지 등이 형성되어 있다. 현대주유소를 지나면 다소 내리막길이 형성되면서 가감도로를 통해서 우측의 회사나 주택단지로 접근했다. 반드시 가감도로가 필요한 구간이고 그런 연유로 우측에 가감도로가 설정되어 있다. 안전하게 진입하기 위한 조치이다.
그런데 최근 가감도로가 잡종지로 변경된 사실이 확인되었다. 이곳 단지에서 조명가게를 운영하다가 작년 산불로 몽땅 태운 김진수 사장은 “그동안 산불 등으로 경황없이 지내다가 다시 건물을 복구하기 위해 알아 보는 중에 가감도로가 잡종지로 변한 것을 확인하고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등기부를 떼어 봤다.2017년 8월31일 속초시 장사동 407-7 도로 1,157 평방미터가 분할되어 407-9로 변경되었다.이어 2017년 9월1일 잡종지로 지목변경되어 등기되었다고 돼 있다.말하자면 어느날 국도가 느닷없이 잡종지로 둔갑해 버린 것이다.
이렇게 되면 가감차선이 없어진다. 4차선 도로에서 단지 내로 속도 조절 절차 없이 바로 진입해야 하므로 가뜩이나 내리막길에서 갑자기 방향을 바꿀 수 없어 교통사고 위험이 크다.
더욱이 잡종지로 변경된 면적이 전원주택 단지로 진입하는 도로까지 잠식하고 있어 이곳 주민들은 앞으로 집으로 드나드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게 된다. 전원주택단지에 사는 박모씨는 “ 집으로 들어 오는 가감차선이 잡종지로 변경되었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다. 그 도로가 없으면 어떻게 드나들란 말인가. 집 출입구를 막는 시정이 제정신이냐?”고 말했다.
실제 고성에서부터 차를 몰고 달려봤다. 현대주유소를 지나 속초-고성 경계 표지를 지나자 마자 다소 내리막이 형성되면서 속도감이 빨라지는 느낌이었다. 4차선 국도를 쌩쌩 달리는 차량으로 가감도로 없이 상가나 주택단지 접근할 엄두를 낼 수 없었다.
주민들은 잡종지가 그곳과 인접한 장사동 406-3 회사가 불하받는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만약 그 회사가 지목변경된 잡종지를 불하받으면 막대한 이득을 취하게 되는데 이는 부당이득이라는 게 주민들의 의견이다.
또 하나의 문제는 그 아래쪽 장사동 407-7 번지다. 이곳도 등기부상 도로다. 그런데 현재 CJ 물류에서 영업장으로 사용하고 있다.
김진수 사장은 “도로를 어떻게 개인회사가 사용할 수 있느냐고 속초시청에 질의하니 2년간 임대를 주었다는 대답을 들었다. 윗쪽은 잡종지로 변경해주고 아래쪽은 임대를 주면서 도로를 막아버리니 단지가 맹지가 되었다”고 말한다. 실제 이곳을 가보니 물류회사 차량들이 가감차선 도로를 막고 있어 역시 위험이 커 보였다.
문제의 407-7과 407-9 번지 모두 국도 7호선 시이양 구간으로 속초시에서 관리하고 있다. 속초시는 도로를 잡종지로 변경하고, 한편으로 민간회사에 특혜임대를 주었는지 명쾌하게 답해야 한다.
7번국도 우회도로는 사실상 속초-고성간 핵심도로로 교통량이 많고 위험한 구간이어서 CCTV도 곳곳에 설치되어 있다.그런데 사고 위험을 더욱 방치하는 이같은 공공성을 강탈하는 특혜성 결정을 한 것은 시민들을 죽음으로 내모는 것이나 다름 없다.속초시의 책임 있는 조치가 즉각 나와야 한다.
신창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