좁아지고 경사진 백사장 위기…”모래 해변 걷기 무척 힘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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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서 속초여행을 온 최모씨,걷기 매니아인 그는 날마다 해변 맨발걷기를 시도하고 있다. “속초 장사동 해변에 나갔는데 백사장이 너무 짧아 걷는 맛이 없어 그냥 그랬습니다.”

그는 다른 장소인 고성군 용촌리 바다정원 앞 백사장으로 발길을 옮겼다. 그의 체험담. “탁트인 바다는 참 좋았는데 백사장이 경사가 져서 걷는데 애로가 많았고 매우 불편했다.몸이 기우뚱해서 걷는 게 불안했다. 이게 백사장인지 산비탈인지 구분이 안 갈 정도였다.” 운동량이 많고 가장 안전한 걷기 장소인 백사장에서 위태로움을 느낀다는 역설이다.

연안침식으로 백사장이 절벽화 되고 계단화 되었기 때문이다. 바다정원 앞 백사장은 그간 모래불이 좁아지면서 절벽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바닷물이 밀려오는 곳으로 내려 가려면 언덕을 조심조심 내려 가듯 발걸음을 옮겨야 한다.청간정 콘도까지 이르는 드넓은 해변이 이런 식으로 침식이 심각한 상황이다.

비단 이곳 뿐만이 아니다. 켄싱톤 리조트앞에서 봉포항에 이르는 해변, 봉포에서 천진에 이르는 백사장도 마찬가지다. 그렇고 보면 제대로 모래가 드나들면서 정상적인 모습을 하는 백사장이 거의 없다.

심각한 상황이고 개선의 기미는 커녕 더 악화되고 있다.요 근래 몇 년사이 특히 심해지고 있는 양상이다. 전문가들은 방파제 구축과 수중 잠제를 악화 원인으로  지목한다. 인위적인 콘크리트 구조물이 모래흐름을 방해한다는 진단이다.

최씨만의 경험이 아니다. 용촌에서 명파에 이르는 고성군의 해변은 물론 해안선이 긴 양양군 백사장도 거의 비슷한 양상이다.속초에서 가장 긴 백사장을 보유하고 있는 속초해수욕장도 이미 침식이 깊어지고 있는 중이다.

모래이동에 따른 위기는 누차 지적돼 왔지만 방치되고 있다.침식이 깊어져도 관광객들이 여전히 오고 있다는 안이한 인식이 자리 잡고 있다. 그러나 오산이다.모래이동이 자연스럽지 못한 구조적 원인으로 백사장의 기형화는 되돌릴 수 없다. 이런 식으로 백사장의 질이 나빠지면 바다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발걸음을 멀리 한다.동해안 백사장은 어디 내놔도 품질이 좋은 모래가 장점인데 이게 사라지면 경쟁력은 자동 저하된다.생업도 위태롭다.

맨발걷기 열풍속에 경사가 져서 걷기 힘들다는 관광객들의 증언을 뼈아프게 받아들이고 개선책에 나서야 한다. 금빛 모래 없는 해변 생각만 해도 끔찍한 모습이다.백사장 위기 진짜 심각하다.

신창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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