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바위를 보는 맛 요즘 색다릅니다.얼마전 내린 폭설이 백두대간에는 그대로 남아 설산의 장관을 연출하고 있죠.그 가운데 눈옷 입은 울산바위 백미죠.신비롭습니다. 아마도 4계절 중 백색의 기사처럼 등장한 겨울 울산바위가 압권임을 확인하는 순간입니다.
봄 여름 가을에 보는 울산바위는 바위의 표면은 그대로인 채 주변의 나무와 풍경의 변화가 있는데 겨울은 다릅니다.바위에 눈이 이불 덮듯 덮였는데 폭설 이후 시시각각 변하고 있습니다.
폭설이 그친 다음날은 완전 하얀 등신불처럼 서 있는 게 눈이 부실 정도로 찬란했는데 햇살이 들면서 조금씩 녹는 모습을 관찰하는 재미도 쏠쏠하죠. 큰 덩어리 암석이다 보니 사면에 골고루 햇빛이 들 수 없는 탓에 어느 면은 더 많이 녹고 다른 쪽은 덜 녹으면서 독특한, 울산바위 자체가 하나의 거대한 조각 같은 형상입니다.울산바위 기암괴석의 내리 꽂는 각도가 설경에 부드러워진 모습은 우람함이 거세된 각선미 여인같죠.울산바위를 뒤덮고 있는 눈이 녹으려면 시간이 한참 필요해 보이고 그 지체만큼 즐거울 듯 합니다.
아무리 꽃피는 봄날이라도 울산바위는 그냥 돌색의 밋밋하고 단조로움이 있죠.암석의 질감이 주는 약간 공포스러운 면도 있구요.여름 장마철에도 마치 샤워하듯 바위가 매끈해 보이지만 겨울처럼 입체적이지 않죠.역시 설악산의 눈 설(雪)자 이해됩니다.겨울마다 이러면 얼마나 멋질까.
아침마다 울산바위가 잘 보이는 이면도로를 골라 가면서 드라이브 하는 재미도 좋습니다.천진 5거리에서 미시령 가는 도로에서 보는 맛도 좋고, 용촌에서 파인리조트 가는 산등성이 길도 좋습니다.일성콘도 주차장, 델피노에서 보는 지근거리의 모습은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꽉 차 오죠.
울산바위는 하나의 돌덩어리죠.바위 높이만 200미터인 거구입니다.둘레 4킬로미터 면적으로 따지면 63만여 평방미터, 큰봉우리만 6개 작은거까지 합치면 30여개 봉우리로 된 화강암이라고 하는데 그야말로 독보적인 모노리스((Monolith)죠.하나의 또는 고립된 바위라는 뜻의 라틴어인데 거대한 암석을 지칭하는 단어로 쓰이죠.
설산 백두대간 앞의 문지기처럼 서 있는 백설의 울산바위 신비한 기운이 넘치는 신비 그 자체입니다.지역의 수호신 다운 모습을 육안으로 감상할 수 있다는 건 천복입니다. 눈덮인 설악 관광의 백미라고 할 수 있습니다.알프스가 바로 여깁니다.설경 모노리스 울산바위! 명품이고 명작입니다.
신창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