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명준 군수가 개인경조사에 세금 쓰는 게 정당한가? … “법에 된다”는 말로 면죄부가 될 수는 없다

0
913

✍✍✍ 편집위원 김호의 세상비평 ✍✍✍

— 함명준 고성군수·부군수 업무추진비 경조사비 집행을 바라보는 불편한 시선

함 군수와 부군수가 수십 차례에 걸쳐 경조사비를 업무추진비로 집행한 사실은 단순한 예산 집행의 문제가 아니라, 공직자의 인식과 태도를 되묻게 하는 사안이다. 업무추진비는 말 그대로 공무를 원활히 수행하기 위해 필요한 비용으로, 사적인 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편의성 자금이 아니다.

물론 관련 규정상 업무추진비로 직원 경조사비를 집행하는 것이 전면적으로 금지돼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허용된다”는 사실이 곧 “합리적이다”, “정당하다”는 뜻은 아니다. 법적 가능성과 행정 윤리는 분명히 구분되어야 한다.

경조사란 본래 개인 간 친교와 상부상조의 전통 속에서 형성된 사적 영역의 문화다. 누군가의 부모상, 개인의 결혼과 같은 일은 공무 수행의 연장선이라기보다는 지극히 개인적 삶의 영역에 속한다. 이런 사적 경조사에 세금으로 부조금을 내는 행위가 과연 군민의 눈높이에 부합하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더욱이 문제는 그 구조적 불합리성에 있다. 함 군수나 부군수가 세금으로 직원의 경조사에 부조를 하면, 그 직원은 이후 함 군수나 부군수의 경조사에 개인 돈으로 부조를 되갚게 된다. 결과적으로 개인 간의 부조 관계를 세금이 대신 떠안는 셈이며, 이는 공과 사의 경계를 흐리는 전형적인 사례다. 그러니, 함 군수가 받은 부조금은 군 세입으로 처리해야 맞다.고성군에 따르면 함명준 군수는 지난해 10월 한달간 6차례 ,전철수 부군수는 무려 10회 경조사비를 업추비에서 지출했다.

공적인 성격이 인정될 수 있는 경우는 극히 제한적이다. 공무 수행 중이거나 직무와 직접 관련된 일로 생긴 경조사라면 공무적 의미를 부여할 여지가 있다. 그러나, 공무원 개인의 부모 사망이나 결혼까지를 공적 사무의 범주로 넓히는 것은 과도한 해석이며, 행정의 자기합리화에 가깝다.

업무추진비는 ‘재량 예산’이 아니라 ‘책임 예산’이다. 특히 함 군수와 부군수의 업무추진비 사용 행태는 조직 전체에 미치는 상징성과 파급력이 크다. 따라서, 법에 허용된 범위 안에서 최대한 쓰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법이 허용하더라도 더 엄격한 잣대로 스스로 절제하는 것이 책임 있는 공직자의 자세다. 가능하다면 개인 비용으로 처리하는 것이 상식이고, 그것이 군민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다.

공무원이 세금을 집행할 때 가져야 할 태도는 단순한 합법성의 문제가 아니다. 그 돈은 ‘내가 쓰는 예산’이 아니라 ‘군민이 맡긴 돈’이라는 인식, 다시 말해 숭고한 사명의식 위에서만 정당성을 얻는다. 수십 차례 반복된 경조사비 집행은 규정 해석의 문제가 아니라, 공직 윤리에 대한 감수성의 문제다.

함 군수는 지금이라도 스스로에게 물어야 한다. 이 지출이 정말 공무 수행에 필수적이었는지, 군민 앞에서 떳떳하게 설명할 수 있는지.

행정의 신뢰는 거창한 구호가 아니라, 이런 작은 예산 집행 하나에서 시작된다. 군민들은 지금 최악의 경기 불황으로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데, 함 군수는 군수 자리를 주고 따뜻한 쌀밥 먹게 해준 군민들의 애환을 아는지 궁금하다.

(편집위원 김호 글)

댓글 작성하기!

댓글을 작성해주세요.
이름을 입력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