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를 앞둔 속초의 후보자 공약을 보면 그야말로 ‘개발 공약’이 난무하고 있다. 영랑호 관광단지 조성부터 영랑호 해변도로 확장, 북부권 고도제한 완화에 이르기까지 온통 ‘개발’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다. 김철수 후보의 영랑호 수변공원 조성 공약이 그나마 한구석을 차지하고 있을 뿐이다.
지금 속초는 무분별한 개발이 가져온 혹독한 대가를 치르는 중이다. 우후죽순 들어선 초고층 아파트 인허가 남발로 속초가 자랑하던 천혜의 해변 조망은 완전히 가려졌다. 미분양마저 누적되면서 당초 기대했던 경제적 이득이나 인구 증가는커녕, 오히려 시민들의 무거운 짐이 되고 있다.
빽빽하게 들어찬 아파트 숲을 바라보고 있으면 숨이 막힐 지경이다. 과연 그 수많은 아파트 인허가를 통해 속초 시민이 얻은 실익이 무엇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고도제한 완화’와 ‘콤팩트 시티’의 어처구니없는 모순
그런데도 후보들은 과거의 잘못을 반복하려 한다. 그 연장선상에서 ‘북부권 고도제한 완화’ 공약이 다시 등장했다.고성 용촌부대 이전에 따른 장사동 일대 개발 호재를 두고, 또다시 ‘초고층 건물’로 답하겠다는 태도다. 결국 더 높이, 더 빽빽하게 짓겠다는 의미다.
이는 최근 속초시가 인구 감소와 도시 확장 한계를 극복하겠다며 공언한 ‘9분 콤팩트 시티(Compact City, 압축도시)’ 청사진과 정면으로 상충한다. 콤팩트 시티는 한정된 공간에 기능을 효율적으로 압축해 난개발을 방지하겠다는 취지인데, 한쪽에서는 무조건 높이 짓는 규제 완화를 외치니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모순이 아닐 수 없다.
정책의 일관성도, 뚜렷한 방향성도 없다. 그저 선거철만 되면 그때그때 표를 얻기 위해 표심을 자극하는 개발 공약을 내지르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시청이 인허가 대행소인가… 이제는 ‘삶의 질’을 말해야 할 때
이러한 난개발 공약 남발은 시민들의 실제 삶의 질이나 편안함과는 전혀 무관하다. 요즘 속초시를 보면 지자체 본연의 임무를 망각한 채, 그저 ‘건축 인허가 대행소’가 된 것 같은 착각마저 든다.
단언컨대 이런 식의 공약으로는 현재 속초가 안고 있는 도시 문제를 결코 해결할 수 없다. 영랑호 일대 관광단지 개발과 북부권 고도제한 완화가 동시에 추진된다면, 이 일대는 돌이킬 수 없는 난장판이 될 것이며 이는 속초 미래에 최악의 그림이 될 것이다.
입으로는 말뿐인 ‘지속 가능한 개발’을 외치면서 뒤로는 환경을 파괴하고 도시를 망치는 이중적인 포장에 혀를 내두를 뿐이다. 이제는 유권자들이 깨어나야 한다. 화려한 장밋빛 개발 뒤에 숨은 난개발의 덫을 냉정하게 걸러내지 않는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우리와 우리 후손들의 몫으로 남을 것이다.
설악투데이 특별취재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