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명성을 날리던 설악동 예전 같지 않다.단체 관광객 발길은 끊겼고, 지역 상권은 힘을 잃었으며, 산 아래 마을은 활기를 잃은지 오래다. 그런데 그 한가운데서 반세기 넘게 알토란 같은 수익을 올리는 기업이 있다. 설악산 권금성 케이블카를 독점 운영하는 주식회사 동효다.
1970년대 박정희 전 대통령의 사위 한병기 씨가 인허가를 받아 세운 이 회사는, 이제 자식 세대로 넘어가 대를 이어 독점 이익을 누리고 있다. 공적 자원인 국립공원 경관을 기반으로 한 사업이, 사실상 특정 가문의 대물림 수익원이 된 셈이다.
최근 공개된 동효의 2023년 감사보고서는 그 독점 수익이 어디로 흘러가고 있는지를 숫자로 보여준다. 매도가능증권(해외 주식 포함)만 약 178억 원. 해외 종속회사에 대한 장기대여금도 29억 원이 넘는다. 공적 자원에서 나온 돈이 국내 재투자나 지역 환원보다 해외 자산 축적에 우선 투입되고 있는 모습이 재무제표에 고스란히 드러난다.
더 심각한 것은 투명성의 문제다. 백억 원대 해외 주식의 개별 종목과 취득 경위, 투자 목적은 제대로 공시되지 않았다. 100% 종속회사임에도 지분법을 적용하지 않아, 실제 손익과 가치가 재무제표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을 가능성까지 있다. 정보공개가 이 정도라면, 시민이 기업의 실체를 파악하기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지역 기여는 어떤가. 동효 측이 내세우는 ‘설악산책’이라는 문화공간은 실제로는 식당과 카페 영업이 주류다. 전기에 6억 원대 배당을 실시했으나 당기에는 배당조차 하지 않았다. 자기주식을 14억 원 넘게 보유하면서도, 지역사회에 대한 실질적 환원 내역은 재무제표 어디에도 뚜렷하게 보이지 않는다.
속초 시민사회에서 “이제는 환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것은 당연하다.
독점 그 자체가 죄는 아니다. 그러나 공적 자원을 기반으로 한 독점이라면, 그에 상응하는 공공성과 투명성, 그리고 지역에 대한 책임 있는 환원이 따라야 한다. 50년을 이어온 독점 이익이 해외 주식과 대여금으로만 쌓이고, 지역은 쇠락의 길을 걷는다면, 그 독점은 더 이상 정당화되기 어렵다.
설악산은 국민의 산이다. 그 산에서 나온 수익이 특정 가문의 해외 자산으로만 쌓이는 구조는, 이제 끝내야 할 때가 됐다.
설악투데이 특별취재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