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당 폐지 20년, 지방정치 토호의 역설적 부활 … 토호세력을 어떻게 견제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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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고성군청

✍✍✍ 편집위원 김호의 세상비평 ✍✍✍

2004년 3월 12일, 지구당은 불법 정치자금의 온상이라는 비판 속에 폐지되었다. ‘차떼기 사건’이 드러낸 정치자금 비리는 지구당이 투명성을 확보할 수 없는 구조적 한계를 지닌다는 사실을 확인시켰고, 당시 개편의 핵심 목표는 중앙 권력의 독점 완화, 지방 정치의 발전을 도모하자는 중앙과 지방의 정치 분권화였다.

그러나, 20년이 지난 오늘, 제도의 취지는 그 의미를 상실했다. 중앙권력의 첨병인 지구당이 사라지면서, 그 빈자리에 지방토호세력의 지방권력은 견제가 불가능할 정도로 견고하게 구축되었다.

시장·군수의 3선(최장 12년), 지방의원 무제한 체제가 지방정치권력을 한 사람에게 장기간 집중시키며, 지방권력이 사실상 ‘1인 사유화’되는 기현상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1인 장기집권 과정에서 공직 인사, 예산 배분, 지역사업 선정 등이 특정인 중심으로 구축되었고, 그 조직이 선거 조직화되면서, 중앙과 지방의 선의의 협력적 정치구조를 퇴보시키고 있다.

이러한 지방권력의 사유화는 단순한 지역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 장기집권한 단체장 주변에는 자연스럽게 이권을 중심으로 한 정치적 결속이 형성되기 마련이고, 그 결과 국회의원이나 중앙정치 진출을 노리는 정치신인이 지방 정치토호세력에 종속되는 기형적 구조를 만들었다.

지구당 폐지 당시 우려했던 “중앙에의 지역 종속”이 아니라, 역으로 “중앙정치가 지방토호세력에 종속되는” 새로운 문제가 나타난 것이다. 국회의원에 당선하려면 토호세력이 된 시장 군수에게 엎드려야 하는 해괴한 구조가 만들어진 것이다.

비정상의 정상화가 필요하다. 특히, 2026년 지방선거는 이 문제를 바로잡을 수 있는 중요한 전환점이다. 시장 군수의 장기 재임으로 누적된 권력 구조가 이번 선거에서도 유지된다면, 지방 권력의 1인 사유화는 더욱 공고해질 것이다. 나아가 이 구조는 이후 있을 2028년 총선까지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 견제가 불가능한 이런 구조는 필연적으로 지방정치의 부패를 부른다.

지방 토호세력에 의한 지방정치의 사유화는 민주주의 원리를 훼손할 뿐 아니라, 정치 경쟁을 약화시키고, 지역 발전의 동력을 특정 집단의 이해관계에 맡기는 위험성을 내포한다. 지방선거를 보는 시각의 변화가 필요하다. 장기집권, 부패의 늪에 빠진 지방정치의 정화를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해 보인다.

지구당 폐지 20년, 그리고 2026년 지방선거를 앞둔 지금, 우리는 지방 토호세력에 의한 장기집권과 사유화 문제를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 중앙과 지방 간 건전한 견제와 균형을 회복하고, 지방정치의 사유화 구조를 개선하는 일은, 단지 선거 전략의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지속가능성을 결정하는 열쇠가 될 것이다.

(편집위원 김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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