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편집위원 김호의 세상비평 ✍✍✍
은나라의 마지막 왕 주(紂)왕은 술로 연못을 만들고 고기로 숲을 이룬 주지육림 속에서 백성을 외면했다. 민심은 쌓였고, 분노는 폭발했다. 결국 백성은 왕을 끌어내려 목을 쳤다. 역사는 반복된다. 권력이 주민의 삶을 외면하는 순간, 선택의 시간은 반드시 찾아온다.
지금 함명준 군수가 서 있는 자리도 다르지 않다.
지난 6월 5일 함 군수와 간부 공무원, 군의원과 직원 등 45명이 대낮부터 백숙과 소주 45병을 곁들인 회식을 벌였다는 의혹은 단순한 도덕성 논란이 아니다. 이는 “함 군수가 주민에게 필요한 존재인가”라는 질문을 정면으로 던지는 사건이다.
정보공개 청구로 확인된 카드 결제 시각은 오후 4시. 그러나, 고성군이 공개한 공식 자료에는 회식 시간이 오후 6시 30분으로 적혀 있다. 사실이라면, 점심부터 근무시간 내내 이어진 술자리다. 그럼에도 문서에는 퇴근 후 회식으로 적혔다. 대낮 술판을 감추기 위해 시간을 바꿔 적었다면, 회식 그 자체보다 더 나쁜 짓이다.
이런 태도는 다른 장면에서도 반복된다.
지난해 3월 2일 일요일, 고성군은 ‘대설 대비 현장 점검’이라는 명목으로 업무추진비 점심 식대를 결제했다. 하지만 그날 고성은 적설량 0, 영상 10도의 화창한 봄날이었다. 재난은 없었다. 대신 함 군수는 ‘족구협회 안전기원제’ 행사에 참석해 마이크를 잡고 있었다.
있지도 않은 재난을 문서에 적고, 그 문서로 밥값을 처리했다면 이는 단순한 행정 착오가 아니다. 허위 공문서를 만들어 세금을 집행한 것이라는 의혹이다.
밥 한 끼를 위해 문서를 꾸며내는 함 군수, 이것이 과연 주민에게 봉사하겠다는 자의 태도일까?
이 모든 장면은 고성군민의 삶과 너무도 대조적이다.
고성군민의 월 평균 소득은 약 201만 원. 새벽부터 바다로 나가는 어민에게, 하루 매출을 걱정하는 자영업자에게, 고작 1일 수입이 67,000원이다. 주민들은 생활고에 애달프다. 함 군수, 군의원, 과장들은 대낮 술판을 벌이고 1인당 한끼 식사비로 37,000원을 꿀꺽했다.
“우리가 이렇게까지 무시당해야 하는가.”
함 군수에 대한 자질론 시비, 답답하다는 성토가 하늘을 찌른다. 함 군수가 스스로를 반성하지 않는다면, 주민들이 나설 것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나, 내 자녀, 고성 사회공동체의 미래는 결코 타협할 수 없는 중대한 사안이기 때문이다.
선거는 축제가 아니다. 선거는 심판이다.
기록을 늦추고, 시간을 바꾸고, 이유를 꾸며 주민의 눈을 피해 온 군정이라면, 이제는 주민이 눈을 뜰 차례다.
주지육림의 끝에서 역사는 늘 같은 선택을 했다.
더 이상 참지 않는 것.
다시 맡기지 않는 것.
다가오는 선택의 순간, 우리 삶이 편안해 졌는가. 또 희망이 있는가.
답은 투표용지 위에 있다.
(편집위원 김호 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