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편집위원 김호의 세상비평 ✍✍✍
속초시설관리공단에서 참으로 기괴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시민 세금 200억 원을 지원받아 운영되는 공공기관에서 인사 전횡, 채용시험 조작, 상명하복식 갑질 등 각종 의혹이 끊이지 않고 있다. 그야말로 전근대적 조직문화의 종합판이다. 최근 불거진 본부장 직무대행 임명 논란은 그 빙산의 일각일 뿐이다.
공단 인사 규정에는 직원 승진 시 반드시 인사위원회의 심의를 거치도록 명시돼 있다. 그러나, 전임 본부장이 공로연수에 들어가자, 이사회도, 인사위도 거치지 않은 채 팀장을 본부장 직무대행으로 임명했다. 규정은 ‘장식품’으로 전락했고, 결정은 윗선의 ‘입김’ 하나면 충분한 사조직이 되어버렸다.
내부 직원들 사이에선 “가짜 보직자에게 결재받는 기분”이라는 불만이 공공연하게 터져 나온다. 이와 관련 김태균 이사장의 인사 전횡 의혹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지만, 공단 측은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뒤늦은 인사위원회 개최로 상황을 무마하려는 모양새다. 이를 두고 ‘꼼수 행정’이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그러나, 더 심각한 문제는 채용 과정에서 벌어진 ‘음서제’ 수준의 비리 의혹이다. 특정 간부의 자녀가 응시한 시험에서 영어 과목이 갑자기 제외되고, 그 자녀가 최종 합격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조직 내·외부의 분노가 커지고 있다. 단순한 시험 유출이 아닌, 특정인을 위한 맞춤형 시험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시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공기관에서 이런 방식으로 채용이 이뤄졌다는 사실 자체가 충격적이다.
권력을 가진 상급자의 갑질 의혹, 근로기준법에는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하여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ㆍ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이하 “직장 내 괴롭힘”이라 한다)를 금지하고, 발생 시 즉각적인 조사와 근무장소 분리 등의 조치를 하도록 강제하고 있다. 갑질은 잔인한 반인륜 범죄로, 한마디로 학대행위다. 이런 갑질이 발생하면 피해자는 우울증에 시달리다 결국 자살하는 참사도 발생한다. 이 의혹에 대해 이 시장, 시의원들이 사실관계를 규명하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
문제는 이런 부패 의혹들이 반복되고 있음에도, 즉각적인 감사가 있어야 함에도, 이 시장이 여전히 침묵과 방관의 자세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공단 내부 관계자가 직접 이 시장 측과 면담하며 사안의 심각성을 설명했음에도, 이를 흘려듣는 듯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는 증언이 이어지고 있다.
공단이 내뿜는 악취가 시민들을 고통스럽게 한다. 이 시장은 왜 이토록 조용한가? 조직 내부에서 썩은 냄새가 진동하는데도 아무런 조치 없이 방치하고 있다. 시의회의 감시 견제 기능도 전혀 작동하지 않고 있다.
지금 속초시에서 일어나는 갈등과 부패 문제, 무능한 정치가 만악의 근원임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시민이 나서서 결단을 보여줘야 한다.
(편집위원 김 호 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