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안 다닌 데 없죠”…관광버스 영업부장 40년 남팔진의 브라보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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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을 마치고 콩국수 한 그릇하는 기분 참 좋습니다.” 빨간 모자에 정열적인 기가 넘치는 남팔진씨는 올해 80살, 목소리 톤이나 외모를 보나 그렇게 안 보인다. 아마도 그 비결이 ‘영업부장 남’에 있지 않나 싶다.

경북 영양이 고향인 그는 안동농고를 졸업하고 고향에서 취직도 마다하고 속초로 향했다. 그때가 1973년. 어느새 반백년 50년 세월이 흘렀다.그는 속초에 와서 관광버스 영업부장 생활을 했다. 지금도 동네 나이드신 분들이 그를 기억한다. ‘영업부장 남’은 그의 애칭이다. 그만큰 한 시절 관광버스와 함께 전국을 누비며 살았다.“전국 8도 안 가본데가 없지요. 관광지 유명하다는데 …서울은 물론이고 통도사 구인사등 절집도 숱하게 다녔습니다.”

서울 종로 2가 파고다 여관 이야기가 나오자 그가 술술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낸다. 70년대 지역에서 서울 구경이 버킷리스트중 하나였다. 동네 아낙들이 계를 모아서 서을 구경가는 게 유행이었고 필자 어머니도 당시 파고다 여관에 동네 아주머니들과 묵었다.수박을 한통 사들고 여름날 동네 관광단을 만나러 갔던 기억이 새록한데 남팔진씨가 그걸 소환해 낸다.“서울 피고다 여관이 단골이었지요. 그 여관 저희 덕에 매상 많이 올렸지요. 자식들이 수박도 사오고 음료수도 들고 오고 참 정겨웠습니다.”

그는 버스에 오르면 영업부장에서 연예부장으로 변신 가무를 이끌었다. 노래와 춤 실력이 프로급이다.점심식사를 하다 말고 춤 제스처를 슬쩍 보여준다. 유연하다. 그는 인기짱이었다. 원만한 성격에 흥을 돋울 줄 아는 재주는 그를 영업의 달인으로 만들었다. 관광버스 무대는 당시 여행 풍속도 였다. 한잔 마시고 한 곡조 뽑고 개다리 춤도 추며 먼길 오가는 관광버스 여행은 시절 낭만이었다.속초 고성 양양 지역 동네 마다 남 부장의 발길과 손길이 닿지 않은 마을이 드물 정도로 그의 영업구역은 상당했다. “지금도 동네 지날 때 마다 그 시절 생각하면 혼자 웃음 짓고 합니다. 더러는 이름을 기억하는 분들도 있는데 연로하시거나 그렇겠지요.”

남팔진은 요즘 운동 재미에 푹 빠졌다. 구 동우대 파크골프장에 나와서 운동을 즐긴다. 동료들과 오전시간을 보내고 콩국수도 한 그릇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이제 제2의 고향이 된 속초.강산이 변한 세월만큼 많이 변했고 유행도 바뀌었다. 영업부장 남은 지나갔지만 그의 인생에 낭만 버스는 지금도  가고 있는 중이다.유교전통이 짙은 안동 출신이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로 그는 끼가 넘친다. 여전히 즐거운 인생지도를 작성하며 지내고 있다. 아마도 가장 보람된 모습이 아닐까?

신창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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