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권 일부 군 단위 지자체가 전국에서 가장 열악한 ‘웰다잉(존엄한 죽음)’ 환경을 가진 곳으로 조사됐다. 특히 양양군은 전국 최하위권 평가를 받으며, 임종기 환자들이 기본적인 호스피스 돌봄조차 받기 어려운 현실이 드러났다.
사단법인 웰다잉문화운동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지난해 전국 228개 시군구를 대상으로 조사한 ‘웰다잉 지수’에 따르면, 강원 양양군은 전국 14개 최하위 지역(1점)에 포함됐다. 고성군은 2점 지역으로 분류됐다. 연구진은 호스피스 시설, 요양병원, 공공 장사시설, 관련 조례와 예산 여부 등 7개 항목을 기준으로 평가했다.
동아일보에 따르면 양양군은 올해 3월부터 시행된 지역 통합돌봄 사업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통합돌봄은 거동이 어려운 노인과 중증 환자가 병원이 아닌 집에서 생애 마지막을 보낼 수 있도록 의료·돌봄 서비스를 연계하는 제도다.
하지만 양양군은 재택의료에 참여할 의료기관을 확보하지 못해 한의원 한 곳만 사업에 참여한 상태다. 특히 임종기 환자에게 필수적인 마약성 진통제 처방과 방문 진료가 가능한 의사를 구하지 못하고 있다.
강원 고성군 역시 낮은 평가를 받았다. 고성은 양양처럼 의료 인프라와 전문 인력 부족 문제가 반복되고 있으며, 임종기 돌봄을 지역 내에서 해결하기 어려운 구조다.
강원 지역의 경우 의료기관 자체가 부족한 데다, 군 단위 지역은 전문 의료진 확보가 더욱 어렵다. 이 때문에 말기 환자 상당수가 춘천이나 강릉, 수도권 의료기관으로 이동해야 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문제는 이런 지역일수록 고령화 속도가 빠르다는 점이다. 양양·고성 같은 동해안 군 지역은 노인 인구 비중이 높아 생애 말기 돌봄 수요가 계속 늘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호스피스 병동이나 방문형 완화의료 서비스가 거의 없어, 주민들은 응급실과 요양병원을 반복적으로 오가는 경우가 많다.
전문가들은 지방 의료 취약지일수록 지역 중심의 생애말기 돌봄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대형 병원 중심 구조만으로는 농어촌 고령사회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조사 대상 가운데 상당수 지자체는 웰다잉 관련 조례나 예산조차 없는 상태였다. 전문가들은 지방정부가 호스피스·재택의료·돌봄 서비스를 연계하는 지역 모델을 직접 구축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특히 강원 북부와 동해안 지역은 의료 접근성이 낮은 만큼, 방문진료 확대와 공공의료 인력 확보 없이는 ‘존엄한 임종’이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김형자 객원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