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식 교수의 성탄절 축시) 우리들의 크리스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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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크리스마스

   이하

사탕 하나 빵 하나

교회 골목길 순이 기집애

싸아한 목도리를 생각하면

십자가에 매달린 예수님 이마를 향해

그 날은 죄인이 되고 싶었다.

예수쟁이 예수재이, 앞장서 놀려대던

뒷집 맹이도 오남매 동생 손을 잡고

동방박사 축복하러 가듯

함석예배당으로 가고

도깨비에 홀려 가시덤불에

고개 처박고 죽었나벼 하던 할매도

가시관 쓴 서양 신령 생일날

양말 타러간다.

고드름 쨍강 쨍강

투명하게 언 크리스마스 날

새벽 찬송가에 잠을 깬 절골 큰동네

그날은 누구도 시끄럽다 하지 않았다.

네모난 굴뚝이 없는 동네

빨간 크레용 냄새나는 산타만 오지 않았을 뿐

그 날 외양간 골방 창가에도

하얗게 싸락눈이 내렸다.

무말랭이 같은 나이론 양말

문고리에 걸어두고, 막내 동생은

구유 아기 예수 같은

여물 냄새 평화로운 잠이 들었다.

함박눈처럼 설레다가

천사보다 하얀 잠이 들었다.

시인 이하:본명  이만식,현재 경동대 산학부총장.조각시 개척자로 유명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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