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편집위원 김호의 세상비평 ✍✍✍
언젠가부터 영랑호는 속초 사람들의 가슴에 하나의 풍경으로 자리 잡았다. 아침이면 새소리가 울리고, 산책길은 이슬을 머금은 채 조용히 시민들을 반겼다. 아이들은 자전거를 타고 웃으며 지나가고, 어르신들은 습지를 바라보며 옛 시절을 떠올렸다.
누구도 허락받지 않아도 되던 공간. 누구에게도 돈을 내지 않아도 되던 쉼터. 그곳이 영랑호였다. 하지만 지금, 그 호수가 흔들리고 있다.
“누가 우리의 호수를 팔 수 있는가”
이병선 시장의 문서 한 장이 시민들의 마음을 뒤흔들었다. 그 안에는 ‘영랑호 관광단지 조성’이라는 말과 함께 시 재산 57필지, 총 107,764㎡(약 32,600평)를 민간 개발업체에 넘기겠다는 계획이 담겨 있었다.
그 중심에는 이 시장이 있었고, 그의 판단에 박수 치는 시의원들이 있었다. 그들은 말했다.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라고. “관광 인프라 확충이 필요하다”고. 하지만, 시민들은 되묻는다. 그 땅이 당신들의 것인가. 그 땅이 그냥 땅인가.
호수는 풍경이 아니라 기억이다. 영랑호는 단순한 자연이 아니다. 거기에는 속초 시민의 삶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자연과 사람이 공존하며 만들어낸 공동의 시간. 그 숲길, 그 바람, 그 물빛은 속초라는 도시의 정체성이자 역사 그 자체다. 그러나 이 시장은, 이 호수를 단지 ‘부동산’으로 본다.
이 시장 시점에선, 거기에는 숲도, 새도, 사람도 없다. 오직 호텔, 상가, 리조트가 들어설 땅만 보인다.
‘개발‘이라는 이름의 사유화
이병선 시장이 주도하는 ‘영랑호 관광단지 조성’ 계획은 말 그대로의 사적 개발 프로젝트다. 숙박시설과 상업지구가 들어서고, 시민들의 터전은 곧 ‘고객을 위한 공간’으로 바뀐다. 자유롭던 호수는 유료화되고, 속초 시민은 자기 땅에서 손님이 된다.
이것이 누구를 위한 발전인가. 속초가 속초답지 않은 도시로 바뀌는 일, 그 출발이 바로 이 개발이다.
32,600평의 공유지, 누구 맘대로 넘기나
시민은 아직 동의한 적이 없다. 이 시장이 넘기려는 32,600평의 시유지는, 수십 년간 시민이 가꿔온 공공 자산이다. 그 땅엔 아이들의 추억이, 자연의 호흡이, 세월의 온기가 배어 있다. 어떤 자격으로 시장은 이 땅을 팔려 하는가. 이병선 시장은 관리인이지 주인이 아니다.
시의회는 시민의 대리인이지 부동산중개인이 아니다. 행정이 독단을 ‘결정권’이라 착각하는 순간, 민주주의는 퇴보한다.
속초의 식민지화는 이미 시작되었는가
이병선 시장은 개발을 말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속초 곳곳에 들어선 생활형 숙박시설은 시민 자본을 망가뜨리고 있다. 기존 숙박업자는 손님이 줄고, 자영업자는 임대료에 시달리며 떠난다. 그 자리를 외부 자본이 차지하고, 수익은 바깥으로 빠져나간다. 속초의 경제는 살아나지 않고, 오히려 타인의 소유로 잠식당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또다시 “활성화”를 외친다니, 그것은 시민을 무시하는 일이다.
공공의 자산, 공공의 권리
속초시는 공청회를 열었다. 그러나 그것은 의무를 피하기 위한 형식에 불과했다. 반대 목소리는 제대로 다뤄지지 않았고, 이 시장의 결정은 이미 정해진 듯 일사천리였다. 시장이 기억해야 할 것은 단 하나다. 시민의 자산을 관리하라고 위임받았지, 팔라고 권한을 받은 게 아니다.
이 시장은 토지중개인이 아니다. 공공의 대표로 선출된 이상, 공공의 이익을 우선해야 한다.
콘크리트는 호수를 대신할 수 없다
한 번 개발된 자연은 돌아오지 않는다. 콘크리트가 습지를 흉내 낼 수 없고, 호텔이 풍경을 대신할 수 없다. 사라진 생태는 수십 년이 지나도 돌아오지 않는다. 우리는 지금, 되돌릴 수 없는 문턱 앞에 서 있다.
침묵하지 않을 것이다 — 시민은 지켜보고 있다
속초시여, 착각하지 말라.
시민은 조용하지만, 결코 무력하지 않다. 당신들을 그 자리에 앉힌 것도, 끌어내릴 수 있는 것도 시민이다. 영랑호는 누구의 것도 아니다. 그건 속초 시민 모두의 것이며, 미래 세대의 것이기도 하다. 그 땅을 넘기려는 자는 그 책임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 영랑호를 지키는 일, 지금이 그때다
속초는 다시 선택의 기로에 섰다.
우리는 생명을 선택할 것인가, 수익을 선택할 것인가. 호수를 지킬 것인가, 잃어버릴 것인가.
영랑호는 이 시장의 것도, 시의회의 것도 아니다. 그 누구의 것도 아닌, 우리 모두의 것이다.
(편집위원 김호 글)






















영랑호는 강원도의 관광지 중 하나이다 개발보다는 아름다운 환경 을 보호하는것이 가장 으뜸이라고 생각한다 시장 재임시 업접은 남기려고 개발이니 조성 하니 하는데 그냥 그대로 두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