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 세월,서재에서 슬라이드 필림 한 장을 찾았다. 당시에 제가 고성군청 재직시 문화공보실에 근무할때에 찍은 것이였다.
회고하건데 그 당시 아 ! 비행기가 떨어졌다 가보자고 한 사람이 본청에 근무하던 김원석(작고) 수산과장 이였다.
둘이서 군청 뒷산(지금 와우산)에 올라가 보니 아무 흔적도 보이질 않고, 거진읍 송죽리 해변에 떨어 졌다는 것이였다,
그래서 오토바이를 타고 현지에 도달하니 벌써 군인들이 무전기를 매고 경비를 서고 있었다. 가자마자 불시착 한 비행기를 마구찍기 시작하였다.
슬라이드, 칼라, 흙백필림이 들어있는 아시히펜탁스 카메라로 말이다. 찍고 바로 왔으면 되는데 구경을 좀 더 하기 위하여 있었든 것이 화근이 되었다. 군인들이 당신이 사진찍었지?하며 짚차에 타라고 하였다. 꼼짝없이 당시에 거진읍 반암리의 여단 군부대에 끌려가 사진반 군인들에게 찍었던 필림을 노출시켰다.
사진을 원래 바깥 태양을 보면 시켜머켜 타버려 못쓰게 되는 것이다, 그후 불이 나게 군청에 와서 남은 흑백사진을 현상해보니 한 컷을 건질 수가 있었다.
▲ 1970년12월에 거진면 송죽리 해변에 착륙한 북한 미그기의 모습
당시에 한국일보 보급소장을 하는 강장성씨가 쫓아와 사진을 좀 달라고 애원하였다. 그래서 실과장들이 모여 있는 군수실에 들어가 물으니 괜히 군관계 일인데 나중에 끌려다나지 말고 주지 말라고 했다. 그랬더나 2~3일 있다가 보니 한국일보 지면 한면에 대문짝만한 사진이 게재 되었다. 참 지금 생각하니 아이러니 하기 짝이 없다. 요즈음 남북한 관계가 극한상태로 변하여 가고 있어 더욱 안타깝기만 하다.
이 내용을 인터넷으로 찾아보니 박순국 북한공군 소좌(소령)33세, 1970년 12월3일 북한 미그기를 조종하고 거진면 송죽리 앞 바덧가 모래밭에 착륙했다.
이는 평남 남시의 항공기 수리창에서 미그기를 인수, 원산으로 오라는 지시를 밭고, 가는체 하다가 지상통제를 피해 남한으로 귀순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글.사진: 최선호 (고성군 간성읍 간성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