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시가 역점 시책으로 내세우는 ‘9분 콤팩트시티’가 현실과 동떨어진 보여주기식 행정이라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시는 버스정류장과 각종 홍보물마다 ‘콤팩트시티 속초’를 전면에 내걸며 도시 미래 비전을 강조하고 있지만, 정작 시민들이 체감하는 변화는 거의 없다는 지적이다.
속초시는 “9분 이내 주요 생활시설 접근이 가능한 도시”를 목표로 시 전체를 역세권·설악권·남부권·도심권·북부권 등 5개 권역으로 나눠 개발하겠다는 구상을 내세우고 있다. 공공산후조리원과 복합교육체육센터, 스마트 교통체계, 트램 도입 등을 통해 권역별 생활 기반을 강화하겠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시민들은 “속초 자체가 이미 차로 5~10분이면 대부분 이동 가능한 작은 도시인데, 이를 다시 생활권으로 세분화해 ‘콤팩트시티’라고 포장하는 것이 무슨 의미인지 모르겠다”고 반문한다.
실제 속초시는 도시면적이 인근 고성군 토성면보다도 작은 전국 최소 규모 수준의 도시 가운데 하나다. 애초 생활권 자체가 압축된 도시 구조를 갖고 있음에도, 기존 장점을 새로운 도시 모델인 것처럼 재포장해 대대적 홍보에만 집중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특히 북부권 핵심 재생지역으로 분류된 장사동·영랑동 일대 주민들 사이에서는 “수년째 도시재생과 균형발전을 말하지만 눈에 띄는 변화는 없다”는 불만도 터져 나온다. 한 주민은 “도로와 주차, 생활 인프라 문제는 그대로인데 ‘콤팩트시티’라는 말만 반복된다”며 “실제 사업 이행보다 홍보가 앞서는 느낌”이라고 지적했다.
논란은 속초시가 ‘콤팩트시티’ 정책으로 각종 행정 평가와 상을 받는 과정에서 더욱 커지고 있다. 시민 생활권 압축과 친환경·저밀도 연결 도시를 강조하면서도, 정작 콤팩트시티 대상을 받은 날 속초 갯배 일대에는 42층 초고층 건축 허가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이는 도시 기능을 가까운 생활권 안에 압축하고 보행·교통 중심의 균형도시를 지향한다는 콤팩트시티 철학과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비판이다. 초고층 난개발은 교통 혼잡과 조망권 훼손, 생활 인프라 과밀 문제를 초래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결국 시민들 사이에서는 “콤팩트시티가 시민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정책인지, 아니면 대형 개발사업의 명분 쌓기인지 모르겠다”는 냉소까지 번지고 있다.
도시계획 분야에서 콤팩트시티는 주민들이 거주지 인근에서 병원·도서관·문화시설·상업시설 등 핵심 생활 인프라를 도보와 대중교통 중심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도시 기능을 집약하는 개념이다. 그러나 애초 도시 규모 자체가 작은 속초에 이를 그대로 적용하는 것이 타당한지를 두고 의문이 제기된다. 시민들 사이에서는 “이미 10분 생활권 도시인 속초를 다시 ‘9분 도시’로 포장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콤팩트시티는 단순히 이동 시간을 줄이는 구호가 아니라 생활 인프라의 밀도와 균형, 원도심 재생, 보행 중심 도시 구조가 핵심”이라며 “속초시 정책은 실질적 도시 재편보다 브랜드 행정과 개발 명분에 치우친 측면이 있다”고 지적한다.주민A씨는 ” 초고층 개발에 혈안이 돼 있는 정책 수정 없이 콤팩트시티를 내세우는 것은 말장난 이나 다름 없다”고 꼬집었다.
특히 구체적 실행과 성과는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막대한 예산을 들여 버스정류장과 시내 곳곳에 대대적인 홍보 광고를 내걸고 있는 것을 두고 “결국 광고업체와 개발업자만 배불리는 것 아니냐”는 비아냥도 나온다. 시민 혈세가 실질적 생활 개선보다 이미지 포장과 정책 홍보에 우선 사용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설악투데이 지선 특별취재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