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편집위원 김호의 세상비평 ✍✍✍
교육은 백년대계라 했다. 이 말의 뜻은 분명하다. 교과과정만이 아니라, 학교가 서는 자리 또한 백 년을 내다보고 결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2025년 12월 16일 열린 ‘속초중학교 이전 사업 착공보고회’는 이 오래된 상식을 무너뜨렸다.
도시계획시설 위치를 결정할 권한은 오로지 이병선 시장이 가지고 있다 이병선 속초시장과 방원욱 시의회 의장, 강정호 도의원 등이 참석해 축하 박수를 쳤다. 쓰레기소각장 옆으로 학교를 옮기는 일이 모여서 박수칠만큼 경사스런 일인가. 이들이 정말 제정신인지 너무 궁금하다.
섬뜩한 느낌이 든다. 속초중 이전 부지가 공터인 이유를 대한민국 사람들이 다 안다. 속초중학교 이전 부지는 대포농공단지, 쓰레기매립장, 소각시설과 인접한 지역이다. 우리 아이들이 발암물질, 악취 속에서 뛰어놀게 생겼다.
국토교통부령인 「도시·군계획시설의 결정·구조 및 설치기준에 관한 규칙」 제89조(학교의 결정기준)는 학교 결정 기준을 명확히 규정하고 있다. 특히 제4호는 단호하다.
“위생·교육·보안상 지장을 초래하는 공장·쓰레기처리장… 소음·진동 등으로 교육활동에 장애가 되는 시설에 근접한 지역에는 설치하지 아니할 것.” 라고 규정하고 있다.
‘설치하지 아니할 것’이다. 권고도, 참고도 아니다. 금지 규정이다. 그럼에도 이 시장은 쓰레기소각장과 매립장 옆으로 중학교를 옮기는 결정을 했다.
발암물질, 악취 논란이 끊이지 않는 소각시설 영향권 안에서, 성장기 아이들이 하루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게 되는 구조를 만들어 놓고도 이를 ‘교육 투자’라 부를 수 있는가.
학교는 도시의 변두리에 설치하는 시설이 아니다. 제89조 제1호는 학교를 “건전한 교육목적 달성과 주민의 문화교육 향상에 기여하는 중심시설”로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속초중 이전은 도시의 중심에서 학교를 밀어내고, 사람들이 기피해 온 공간으로 아이들을 떠넘기는 결정이다. 쓰레기소각장 인근 땅이 수십 년간 개발되지 않고 방치된 이유가 무엇이었는지 다 알면서 왜 우리 아이들을 죽음의 공간으로 밀어 넣는지 너무 궁금하다.
더 심각한 것은 이 결정이 아무런 사회적 저항 없이 착착 진행된다는 점이다. 속초의 수준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다. 돼지우리도 짓지 않을 버려진 땅에 학교를 짓는 이유를 모르겠다.
조양동 일대에 다른 대안 부지가 없는 것도 아니다. 좋은 땅이 많이 있다. 공터가 없다면 예산을 들여 땅을 매입하면 된다. 세금은 이런 일에 쓰여져야 한다. 이 시장은 10월 술값 등으로 14,000,000원을 썼다. 뭔가 잘못됐다.
이 사안은 2026년 6월 3일 실시되는 속초시장 선거에서 반드시 핵심 의제로 다뤄져야 한다. 학교를 쓰레기소각장 옆으로 보내는 도시의 미래를 시민이 다시 심판해야 한다. 백년대계를 화장실 짓듯 처리한 책임은, 결국 시민의 선택으로 되돌려 물을 수밖에 없다.
속초의 아이들은 발암물질과 악취 속에서 교육받아야 할 이유가 없다. 이 당연한 진실을 외면한 이 시장의 결정은, 결코 용서받을 수 없다.
(편집위원 김호 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