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의료원 직원 임금체불 사태, 주민 건강 위협…강원도와 속초시는 당장 나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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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특별자치도속초의료원 직원들이 임금체불로 2년째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 9월 추석을 앞둔 월급날, 대부분의 직원들은 총 급여액 중 30%만을 받고 허탈감과 모멸감 등의 상처를 입었다. 한 달 월급 200만 원, 300만 원인 직원들이 기껏해야 60만 원, 90만 원 정도만 받았다. 현재 300여 명이 근무하는 속초의료원에서 직원 1인 4인 가족을 기준으로 보았을 때, 적어도 1,200여 명의 지역 주민들이 수년 동안 경제적·정신적 고통을 감내하고 있는 것이다. 이로 인한 소비 위축이 지역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 또한 간과할 수 없다.

지방공공의료기관인 속초의료원 직원들의 임금 체불은 이번 만이 아니다. 자료에 의하면 지난 2024년부터 현재까지 이어온 월급 및 상여금체불의 총 누적 액수는 20억여 원에 이른다. 속초의료원의 운영 적자의 폐해를 직원들이 고스란히 떠안고 있는 셈이다.

속초의료원을 포함한 전국의 공공의료기관들의 설립 및 운영 목적은 ‘공공의 이익’에 있다. 지역주민들의 건강과 치료 목적이 최우선이지 사기업과 같이 ‘사적 이익’에 있는 것이 아니다. 국가와 정부가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책임지는 것이 권리가 아닌 의무이자 책무인 것처럼, 강원특별자치도가 운영 주체인 속초의료원 또한 이러한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 설립되었고 지금까지 운영되어왔다.

속초의료원 직원들의 생활을 궁핍하게 만들어 근무 의욕을 저해하는 행위의 피해는 의료원을 이용하는 지역 주민들에게 돌아올 수밖에 없다. 어느 근로자가 일한 만큼의 정당한 처우를 받지 못하는 직장에 남아 의욕과 열의를 가지고 주어진 업무에 최선을 다하려 할 것인가. 마땅히 근무 의욕은 사라질 것이고 종국에는 이직이나 사직을 고려할 수밖에 없는 환경에 처하게 될 것이다. 또한, 이러한 직장에는 대체 근로자들의 유입을 철저히 막는 구조가 되어 구인의 어려움으로 인해 정상적인 운영을 포기하게 만드는 악순환을 초래한다.

지역의료체제의 붕괴는 주민들의 삶과 직결된다. 특정 지역의 정주 요건 중 우선적으로 꼽는 것 중 하나가 그 지역의 ‘의료 환경’이다. 그렇지 않아도 ‘인구 소멸 시대, 지역 위기’ 등이 사회적 문제로 부각되는 2025년 현재 시점에서 지역민들의 건강을 책임지는 의료원의 파행적 운영 구조는 인구의 유입을 가로막고 심지어 있는 인구마저 배출하게 만드는 주요 부정적 요인이 될 것이다.

속초의료원의 경영 악화를 병원 직원들의 책임으로 돌리는 것이 이번 사태의 본질적 문제점이다. 지난 ‘코로나 19’라는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 적극적이고 공격적 대처를 위해 병실 대부분을 장기간 폐쇄 조치한 것은 정부의 행정 명령 때문이었다. 당연히 경영이 좋아질 수 없는 구조였다. 전염병으로부터 주민들을 구하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착한 적자’인 셈인데, 이 여파가 몇 년 동안 속초의료원 직원들에게 전가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수년째 지속되고 있는 의료원 공사로 인해 사용자들의 접근성이 떨어지는 등의 구조적 환경 역시 경영 악화에 일조하고 있다. 더구나 25억 원 정도에 달하는 공사비 부족으로 준공도 미루고 있어 사용이 중지된 실정이다. 이러한 겹겹이 쌓여 있는 난제들을 가장 잘 파악하고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재원이나 환경을 마련해야 하는 책무를 지닌 주체는 다름 아닌 정부, 강원특별자치도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강원특별자치도부가 속초의료원의 경영 악화를 임금체불이라는 극단적 조치로 직원들에게 책임을 전가, 스스로 벌어서 자구책을 마련하라는 징벌적 성격의 행정은 지역 주민들의 건강과 생명을 위협하는 반 공공적 행위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 속초·고성·양양·인제 지역거점의료기관인 속초의료원이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없다면, 긴급 수술과 같은 위급에 처했을 때 주민들은 다른 큰 도시의 병원을 찾다가 ‘골든타임’을 놓쳐 허망하게 길에서 죽음을 맞이할 수도 있는 개연성 역시 크기 때문이다. 강원특별자치도내 춘천, 원주, 강릉과 같은 다른 지역과는 달리 속초 지역에는 속초의료원을 대체할 만한 대학병원 등과 같은 상급병원이 전무한 현실을 고려하면 더욱 그러하다.

대학병원들을 두고 있는 대도시 인천광역시와 부산광역시의 지역의료원 지원 사례를 살펴보면, 인천광역시는 매년 210억 원 가량을, 부산광역시는 올해만 174억 원을 출연금으로 지방의료원을 지원하고 있다. 이 모두 의료원의 공공적 기능을 보존하기 위한 적극적 조치이다.

속초의료원을 비롯한 도내 5개 의료원 노조는 지난 24일 도청 앞에서 공공의료 강화를 위한 강원특별자치도의 지원을 촉구하고 나섰다. 서로 머리를 맞대고 이 위기를 해결할 수 있는 ‘협치’가 그 어느 때 보다 필요하다. 속초시민들이 투표로 선출한 속초시장, 속초를 선거구로 두고 있는 강원특별자치도 도의회 의장은 속초의료원의 운영 주체인 강원특별자치도 도지사와 같은 정당에 소속되어 있어 그 누구보다 협치가 잘 될 것으로 기대한다. 다름 아닌 지역 주민들의 안전과 건강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 이 사태를 시급히 해결해야 한다. 또한, 속초의료원이 속초시를 포함한 인제·고성·양양의 지역거점의료기관인 점을 고려할 때 해당 관련 시·군 단체장과 의원들을 포함한 위정자들이 누구보다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기를 희망한다.

글:양용석(강원특별자치도 속초의료원 비상임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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