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시청 이전 논의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는 모양새다.
속초 역세권 개발사업이 정작 수요 부족으로 용역까지 중지된 상황에서, 속초시가 신청사와 마이스(MICE) 시설을 역세권 개발의 핵심 앵커시설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혀 논란이 예상된다.
속초시의회 회의록에 따르면 최근 도시개발과 업무보고 과정에서 역세권 개발의 현실적인 한계가 확인됐다.
유인숙 의원은 역세권 개발 기본계획 및 타당성 조사 용역이 지난해 9월부터 중지된 이유를 물었고, 유돈주 도시개발과장은 주거 수요와 달리 관광·산업·업무 등 비주거 분야의 수요가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속초시는 당초 노학동과 조양동 일원 약 72만㎡ 규모의 역세권 개발을 구상하고 주거·상업·관광·업무·공공시설 등을 복합적으로 도입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유 과장은 “주거 정도는 수요가 충분하지만 비주거, 관광이나 산업, 업무는 지금 수요가 충분하지 않다”며 비주거 부문의 수요를 추가로 확보하기 위해 용역을 중지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역세권 개발의 가장 큰 전제인 ‘수요’가 부족하다는 사실을 속초시 스스로 인정한 셈이다.
그런데 이 같은 상황에서 역세권 개발의 돌파구로 제시된 것이 마이스산업과 신청사다.
유인숙 의원이 마이스산업을 위한 컨벤션센터 건립이나 신청사·주민센터 이전을 통한 행정복합타운 조성 등을 통해 속초시가 직접 수요처로 참여하는 방안을 제안하자, 유 과장은 “시가 적극적으로 참여해서 앵커시설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특히 유 과장은 마이스사업과 행정복합타운을 언급하면서 신청사를 역세권으로 이전할 경우 마이스시설과 신청사를 역세권의 앵커시설로 자리 잡게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취지로 밝혔다.
문제는 여기서부터다.
현재 역세권 개발 자체가 수요 부족으로 멈춰 있는 상황에서, 과연 대규모 공공시설을 먼저 투입해 민간 수요를 만들어내는 방식이 현실적인 해법인지에 대한 냉정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신청사 건립은 막대한 재정이 투입될 수밖에 없는 사업이다. 실제로 속초시는 신청사 후보지를 현 청사 부지와 역세권 개발부지 등 2곳으로 압축한 상태지만, 도시개발과 역시 고금리·고물가 상황에서 대규모 시비가 투입되는 사업을 서둘러 추진하는 데는 부담이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결국 “수요가 부족해 역세권 개발이 멈췄는데, 신청사와 마이스시설을 투입해 수요를 만들겠다”는 구조가 되는 셈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역세권 개발을 살리기 위한 고육지책이라는 평가와 함께, 공공시설 이전을 통해 사업성을 인위적으로 떠받치는 방식이 될 수 있다는 회의적인 시각도 제기될 수 있다.
속초의 인구 규모와 현재의 도시 인프라, 관광산업의 계절성 등을 감안하면 대규모 마이스시설이 실제로 지속적인 수요를 창출할 수 있는지 역시 사전에 따져봐야 할 대목이다.
마이스산업 역시 막대한 사업비와 지속적인 운영 수요가 필요한 만큼, 시설을 짓는 것 자체보다 누가 얼마나 이용할 것인지, 연중 어느 정도의 수요를 확보할 수 있는지, 운영비를 어떻게 감당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검증이 선행돼야 한다.
신청사 이전 역시 마찬가지다.
신청사는 단순한 개발사업의 앵커시설이 아니라 시민 행정서비스의 중심이자 막대한 공공재원이 투입되는 시설인 만큼, 역세권 개발을 위한 수단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가능하다.
오히려 이번 발언은 그동안 잠잠했던 ‘현 청사 존치냐, 역세권 이전이냐’라는 신청사 논쟁에 다시 불을 붙이는 계기가 될 가능성이 커졌다.
속초시가 공식적으로 신청사 이전을 확정한 것은 아니지만, 도시개발과장이 공개석상에서 역세권으로의 신청사 이전 가능성을 전제로 마이스시설과 함께 앵커시설화하는 구상을 언급했다는 점에서 향후 논의가 어떻게 전개될지 주목된다.
결국 핵심은 하나다.
수요 부족으로 용역이 멈춰 있는 역세권 개발을 살리기 위해 신청사와 마이스시설을 먼저 투입하는 것이 순서에 맞는지, 아니면 재정 부담과 사업 위험성을 고려해 보다 현실적인 대안을 찾아야 하는지 시민사회의 치열한 검증이 필요한 시점이다.현 청사가 역사성이나 주민 접근성에 장점이 많아 그대로 존치 사용해야 한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설악투데이 특별취재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