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왕'(上王 )과 이병선 속초시장…동서고속철 기념사업회 출범을 보는 또 다른 시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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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위원 김호의 세상비평

최근에 결성된 ‘동서 고속철 기념사업회’ 회장에 취임한 윤광훈씨는 2022년 이병선 후보 시절 상임선대위원장이자 민선 8기 속초시장직 인수위원회 위원장을, 현재는 국민의 힘 속초시 당협위원장, 속초시 미래전략정책자문위원장 등 이병선 시장 체제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는 공인이다. 윤씨는 말 그대로 ‘이병선을 만든 사람’으로 ‘상왕’이라는 세평이 있다. 그가 가지고 있는 명함만 봐도, 현재의 사회적 활동도 상왕의 격에 맞게 시정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015년 7월 28일부터 세종시 원정 집회를 6회, 130여 사회단체가 참여한 동서고속철 유치 투쟁은 당파에 구분 없이 많은 인사와 사회단체가 오랜 시간 참여해 일군 성과다. 정말 시민의 이름으로 기념할 만한 사건이다.

그러나, 기념사업회 구성원 면면을 보면, 유치 투쟁에 참여자 중 일부만, 특정인과 관계된 자들만 모아 만들었다는 평가다. 특정인들이 성과를 독식하겠다는 상식 밖의 행동, 얌체 짓으로 비난을 살 일이다. 참 어이없게도, 나머지 시민들은 기념할 기회조차 강탈당했다.윤광훈 회장도 “일부 불편한 시각이 있다”고 언급했듯이  기념사업회는 ‘쪼개기’ 사업회라는, 공공의 이익을 위한 단체가 아니라 특정인을 위한 사적 모임이라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게 됐다.

그런 윤씨가 지난 8월 28일 기념사업회를 한 디지털상황실은 속초시청에서 가장 핵심 인물들이 근무하는 본관 2층으로, 시장실이 위치한 곳 바로 앞에 있다. 속초시가 배부하는 자료를 보면 주로 간부 회의 장소로, 일반직원들은 감히 사용할 수 없는 장소로 보인다. 속초시청사 핵심 업무시설에서 기념사업회 출범식을 하고, 이병선 시장을 불러 축사를 하게 했다. 모양새가 마치 윤씨는 상왕, 이 시장은 상왕의 소모품처럼 보인다.

일개 사회단체 출범식에, 그것도 근무 시간에 축사를 한 이 시장의 편향적 행태가 또 도마 위에 올랐다. 속초지역 민주당 측의 비난 성명도 그렇고, 구성원 면면을 봐도 ‘범시민기념사업회’가 아닌데, 이 시장이 분별없이 내 편이니 괜찮다는 처신은 비판받아 마땅하다.

이 행사를 다른 각도에서 보면, 마치 ‘킹 메이커’였으나 10월에 일본으로 유학을 떠나는 장제원 전 의원(국민의힘)이 용산 대통령집무실 앞 상황실에서 ‘장제원산악회’ 출범식을 한 모양새다. 일본으로 떠나는 장 전 의원은 세상의 눈과 권력욕을 스스로 경계해 나름 대인배 다운 행동을 보인다. 이 시장이나 윤씨가 타산지석으로 삼을 만한 이야기다.

측근들을 관리할 의무가 이병선 시장에게 있고 특혜가 곧 불평등이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물극필반(物極必反)이라고, 사물이 극에 달하면 꼭 되돌아 온다는 옛 말을 명심해 시정을 함에 있어 중용의 자세를 견지해야 할 것이다. 또한, 내 편에 대한 유치한 애정 표시가 시민에겐 독이라는 점을 항상 기억해야 한다.

글: 김호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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