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은 바다가 좋습니다. 귀촌해서 주로 산쪽에 살았지만 바다는 늘 안방과도 같이 드나드는 곳이 되었죠. 아주 자연스러운 일이죠.그동안 바다를 마주하면서 왜 고성바다가 좋을까 하는 물음에 답하려고 나름 정리해 보았는데 단순함속에 다양성이라고 규정하고 싶습니다.
고성군 용촌바다에서 명파 해변까지 모래 백사장이 일자로 길게 뻗은 게 고성해변의 매혹이죠. 군데 군데 롱비치 형태로 백사장이 아주 길고 좋습니다.해수욕철이 아니면 인적도 별로 없는 텅비고 탁트인 바다는 그야말로 청량제 같죠. 단순하다는 것은 이런걸 의미하죠. 그렇다고 밋밋한거만 아닙니다. 그 속에 역동성을 발견하고 찾는 재미가 쏠쏠하죠.
그중 하나가 해변 걷기입니다. 요즘같은 계절에, 봄이 오는 길목의 바다는 고성지역 특유의 바람이 바다에 까지 다가와서 물결을 출렁이게 하고 시원함을 더해 줍니다.바람은 조금 차기도 하지만 부드럽습니다. 텅빈 해변을 걷는 거 다이어트 미식을 하는 거에 비교할수 있을까요.
죽왕면에 똥골이라는 부르는 자작도 마을에서 삼포 해변까지 백사장은 일품입니다. 인공구조물 없는 유일한 해변이기도 하죠. 눈감고 걸어도 좋을 만큼 일자로 쭉 뻗은 해변 그 자체가 명상이고 힐링이라 해도 무방합니다.탁트인 바다에서 갈매기들과 대화하면서 점처럼 서있는 무인도도 바라보면 걷는 이 코스에서 다양함을 만나게 되는 거죠.마음의 고요와 충만을 느낍니다.
파도에 떠밀려 온 나무 조각에 해초내음이 진하게 풍겨오는 봄바람의 해변은 추억을 소환하면서 새로운 희망을 설계하기 좋은 환경을 제공해 준다고 할수 있죠. 날씨가 조금 풀리면 맨발로 걸으면 더욱더 건강에도 좋고 걷는 맛도 색다릅니다.
자연미가 듬뿍나는, 해변에 상가나 인공구조물이 없는 그냥 맨얼굴의 바다가 그래서 좋습니다.봄이 오는 길목에 더욱 보드랍게 들려오는 파도소리 들으면서 걷는 맛 답답한 가슴에 창을 열듯이 시원하게 합니다.고성여행의 맛깔을 하나 더 추가하는 해변걷기 여행, 고성만이 자랑하는 명품이죠.그 해변에서 내친김에 봉수대 해수욕장과 오호리항까지 진출하면 더욱더 다채로운 걷기 여행이 될 것 같습니다.
변현주(진부령 꽃차농원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