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사장은 누구의 것인가…해수욕장 사유화 논란, 주민들 조차 쉴 공간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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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면 해수욕장은  국민이 찾는 대표적인 공공 휴식공간이다. 그러나 정작 백사장을 찾은 시민들은 가장 먼저 지갑부터 꺼내야 하는 현실과 마주한다. 마을회나 어촌계가 설치한 파라솔과 평상, 특정 구역을 차지한 영업시설이 백사장을 가득 메우면서 주민들조차 돗자리 하나 편히 펼칠 곳을 찾기 어려운 경우가 적지 않다.

과연 백사장은 누구의 것인가.

최근 제주 협재·금능해수욕장에서 불거진 평상 대여료 논란은 우리 사회가 반드시 짚어봐야 할 문제를 보여준다. 일부 마을회가 사전 합의된 3만 원 대신 5만~7만 원까지 요금을 올려 받다가 비판 여론이 커지자 제주도가 즉시 원상 복구를 지시했다. 가격을 다시 내린 것은 당연한 조치였지만, 이번 논란은 공공 해변을 특정 단체가 사실상 운영하며 가격까지 좌우하는 구조 자체를 다시 돌아보게 했다.

문제는 제주만이 아니라는 점이다.

전국 대부분의 해수욕장에서 여름 성수기가 되면 공유수면인 백사장이 특정 단체의 영업공간처럼 변한다. 공유수면 점·사용 허가를 받은 뒤 파라솔과 평상을 대거 설치하고 사실상 좋은 자리를 독점하는 관행이 반복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일반 시민은 물론 인근 주민들조차 무료로 쉬거나 개인 돗자리를 펼칠 공간을 찾기 어려워진다. 공공재가 사실상 사유화되는 것이다.

더 심각한 것은 이러한 구조가 관행이라는 이름 아래 오랫동안 방치돼 왔다는 점이다. 허가를 받은 구역을 넘어 백사장 대부분을 상업시설로 채우거나, 외부 영업자에게 재임대하는 등의 편법 의혹도 끊이지 않는다. 국민 모두의 공간인 백사장이 특정 단체의 수익사업으로 변질된다면 이는 단순한 바가지요금 문제가 아니라 공공성 훼손의 문제다.

해외는 다른 길을 걷고 있다.

프랑스는 해안법을 통해 해변 대부분을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공공구역으로 유지하고, 상업시설은 엄격하게 제한한다. 미국 캘리포니아 역시 해변 접근권을 강하게 보장하며 공공 해변을 사유화하거나 시민 이용을 방해하는 행위를 엄격히 제재한다. 해변은 영업장이 아니라 국민 모두의 공공자산이라는 원칙을 분명히 세우고 있는 것이다.

우리 역시 이제는 발상을 바꿔야 한다.

지자체는 공유수면 허가를 단순히 지역단체의 수익사업으로 바라볼 것이 아니라 국민의 휴식권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백사장 상당 부분을 자유이용구역으로 의무 지정하고, 상업시설은 최소한으로 제한하는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 허가 이후에도 가격과 점유 면적, 불법 재임대 여부를 상시 점검하고 위반 시 즉시 허가를 취소하는 강력한 관리체계도 마련해야 한다.

여름철 해수욕장은 일부 단체의 영업장이 아니라 국민 모두의 쉼터다.

백사장은 특정 마을이나 특정 업자의 것이 아니다. 국민의 세금으로 관리되는 공유수면이며, 누구나 자유롭고 평등하게 이용할 권리가 있다. 이제는 “얼마를 받을 것인가”가 아니라 “얼마나 국민에게 돌려줄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국민의 바다는 다시 국민의 품으로 돌아와야 한다.

글:박도형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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