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편집위원 김호의 세상비평

한민족 9천 년 역사 국통맥, ‘환국(9219년 전)→배달국(5919년 전)→조선국(4355년 전)→대부여→북부여(2261년 전)→고구려(2080년 전), 신라, 백제, 가야→대진국(발해국)(1354년 전), 통일신라→고려국→(후기)조선국→대한민국(조선인민민주주의공화국)’을 거쳐 오면서, 민족에게 가장 치욕스러운 유산을 남긴 이가 아마 매국노 고종이 아닐까 싶다. 이게 바닥이라면 앞으로 국운이 욱일승천할 일만 남았다.

일본처럼, 조선 말 우리에게도 서구 문물을 들여와 산업화를 꽃피울 기회가 없지 않았다. 그 시기에 불행하게도 무능한 고종이 1834년부터 1907년까지 43년간을 집권하면서 깨끗하게 말아 먹었다. 서양이 농경사회에서 산업사회로, 식민경제 시대로 빠르게 변화하는 그 시간에 우리에겐 막강한 고종이 있었다.

고종이 아관파천(俄館播遷)을 했다. 아관은 러시아를 뜻하고, 파천은 왕이 피란하던 일을 말하니, 나라를 버리고 도망간 일을 그렇게 부른다. 민비가 시해되니 겁이 나서 그랬다는데, 책임과 주인 의식이 빵점이다.

이것 말고 고종은 11년 동안 7차례 파천을 시도했다. 이 정도면 1년에 한 번 꼴로 나라를 버리고 도망쳤고 거의 상습범이다. 1894년 청일전쟁 발발 직전 동학군에 전주가 함락되자 미관파천(미국공사관으로), 영관파천(영국공사관으로)으로 도망을 시도했다가 거절당했다. 진짜 국제적 망신거리다. 1896년 아관파천(러시아공사관으로) 성공, 1897년과 러일전쟁 직전 1904년에 미관파천 시도했으나 알렌 공사에게 거절당하고, 프랑스공사관에 파천을 요청했으나 거절당하고, 1905년 러일전쟁 와중 미국공사관 파천 요청했으나 알렌이 또 거부하고, 담 넘어오면 ‘쫓아내겠다’는 경고까지 받는다. 거의 스토킹 수준이다. 고종은 도대체 왜 그랬을까? 고종의 파천 내력을 보면, 조선을 둘러싼 국제정세가 얼마나 급박하게 전개됐는지 느낄 수 있다.

현실주의 국제정치 관점에서, 미국 패권을 위협하는, 미국 국력의 60%까지 강력해진 중국은 더 이상 미국이 경제 제재와 같이 소프트하게 말로 협상할 수 있는 상대가 아니다. 실존적 위험이 됐다.

미중관계를 설명하는 투키디데스 함정(Thucydides’s Trap)이 만든 전쟁, ‘펠로폰네소스 전쟁 : 아테네와 스파르타 간 전쟁’, ‘제1차 세계대전: 독일(신흥 강대국)과 영국(기존 강대국) 간의 패권 다툼’, ‘냉전 : 미국과 소련 간 갈등 (비록 전쟁은 피했지만, 군사적 대립이 지속)’과 같은 사례에서, 미중 패권 전쟁이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줄지 정말 곰곰이 생각해야 한다. 미중 패권 전쟁은 먼 나라 이야기가 아니다. 전쟁이 나면 한반도가 전쟁터가 된다. 너무나 자명하고 이 땅에 풀 한 포기 남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현재의 국제정세는 중국, 소련, 북한, 이란을 한팀으로, 그리고 미국과 자유세계를 한팀으로, 제2의 신냉전이 시작됐고, 그 신냉전의 핵심에 미중패권 전쟁이 있다. 미국은 한미일 공조로 중국에 맞서고자 하는데 한국이 휘청거리고 있다. 좋은 징조가 아니다.

지구촌 사람들이 우리를 지켜보고 있다. 한국은 어떤 팀으로, 기존 팀에서 계속 있을지, 아니면 중립으로 혼자 남을지, 아니면 여야에 있는 친중세력이 이끄는 대로 중국팀으로 합류할지.

어떤 선택은 우리에게 초강대국을 선물할 것이고, 어떤 선택은 망국의 길로 안내할 것이다. 고종이 환생했다면 또 파천했을까? 긴장되는 1년이 될 거 같다.

(편집위원 김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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