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실 의원 “고성군에서 사업한다고 하면 불안부터…1~2년도 못 가 반납·방치”…수백억 들인 산림엑스포 시설은 방치 또 152억 시설 짓는다

0
87

솔방울 전망대 운영조차 불투명…도로변 조형물은 부식·훼손

“있는 시설도 못 살리면서 또 짓기”…고성군 시설사업 악순환 도마

수백억원을 들여 조성한 시설들이 행사 이후 사실상 방치되고 있는 가운데 고성군이 또다시 152억원 규모의 목재문화체험장 조성사업을 추진하면서, 고성군의 고질적인 ‘시설 짓기’ 행정이 도마에 올랐다.

특히 한때 산림엑스포 행사의 상징으로 조성했던 시설조차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또다시 거액을 투입해 새로운 시설을 만드는 것이 과연 타당하느냐는 지적이다.

고성군의회 김형실 의원은 최근 업무보고에서 고성군의 각종 시설사업과 사후관리 실태를 강하게 질타하며 “고성군에서 사업한다고 하면 불안부터 시작된다”​고 직격했다.

김 의원은 “고성군에서 건물을 짓고 무슨 사업을 하면 제대로 된 사업이 거의 없었다”며 “주민이나 고성군이 주도해서 건물을 짓는 것은 좋지만 대부분 1~2년도 못 가 사업을 반납하거나 임대를 줬다가 1년 만에 반납하는 사태가 너무 많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이 같은 우려가 단순한 기우가 아니라는 것이다.

산림엑스포 끝나자 시설도 사실상 ‘끝’…솔방울 전망대조차 운영 불투명

대표적인 사례로 거론된 것이 산림엑스포 관련 시설이다.

김 의원은 과거 산림엑스포를 위해 조성된 시설 가운데 현재 남아 있는 대표적인 시설로 솔방울 전망대와 도로변 조형물을 지목했다.

그러나 행사 이후 시설 활용은 사실상 끊기다시피 했다.

김 의원은 “도로변에 설치했던 조형물들이 처음 만들어졌을 때는 굉장히 보기 좋았다”며 “지금은 거의 사라지고 한두 개 정도 남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남아 있는 시설조차 관리 상태가 심각하다는 지적이다.

“가서 보면 워낙 오래돼서 툭 치면 그냥 부서질 정도”라는 것이 김 의원의 설명이다.

고성군을 알리는 상징물로 활용할 만한 시설을 막대한 예산을 들여 만들어 놓고도 행사가 끝난 뒤 사실상 관리와 활용에서 손을 놓은 셈이다.

더 황당한 것은 솔방울 전망대의 현재 운영 여부조차 명확하지 않다는 점이다.

김 의원은 “관광객들은 가서 구경하고 싶어 하는데 어떻게 갈 방법도 없고 운영도 하지 않고 있다”며 “솔방울 전망대를 어떻게 운영할 것인지 검토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담당 부서조차 관리위탁 여부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결국 수백억원을 투입한 대규모 행사 시설이 행사가 끝난 뒤 어떤 방식으로 활용되고 관리돼야 하는지에 대한 사후관리 계획이 얼마나 허술했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라는 지적이다.

그런데 또 152억원 목재문화체험장…“도대체 누가, 얼마나 이용할 것인가”

이런 상황에서 고성군은 또다시 152억원을 투입하는 목재문화체험장을 추진하고 있다.

김 의원이 사업 성공 가능성을 우려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는 “152억원이라는 돈이 투자되는데 과연 이 사업이 성공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많이 든다”고 말했다.

시설을 짓는 것 자체보다 중요한 것은 준공 이후 실제 관광객을 끌어들이고 지속적으로 운영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김 의원은 목재문화체험장의 미디어아트관과 우드캐슬 등을 관광객 유인시설로 적극 활용해야 한다며 “우리가 어떻게 하면 관광객이 많이 올 수 있을지를 많이 고려해 달라”고 주문했다.

그러나 고성군이 이미 보여준 시설사업의 전례를 보면 우려가 커질 수밖에 없다.

산림엑스포 시설도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기존 시설의 활용도와 관리 상태도 제대로 점검하지 못하면서 또다시 새로운 대형 시설을 짓는다면 같은 실패가 반복될 수 있다는 것이다.

북천 둔치·운동기구까지…“새로 만들기 전에 있는 것부터 살펴야”

김 의원의 문제 제기는 특정 시설 하나에 그치지 않았다.

북천 둔치 화단 조성사업에 대해서도 “실질적으로 관광객들이 제대로 온 적은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7번 국도가 뒤로 빠지면서 관광객들이 시설을 인지하거나 들르기 어려운 입지적 한계가 있는데도 시설 조성 이후 이를 어떻게 관광자원으로 활용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부족했다는 것이다.

생활체육시설의 관리 부실도 도마에 올랐다.

현내면 초도삼거리 인근 공원의 운동기구를 직접 사례로 든 김 의원은 “잡는 손잡이가 오래돼 녹이 나고 떨어졌다”며 “주민이 운동하려고 줄을 매달아 놓고 그 줄을 붙잡고 운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성군 곳곳에 노후 운동기구가 많다는 점도 지적했다.

김 의원은 “운동하러 나갔다가 다칠 수도 있다”며 전수조사를 통해 교체할 것은 교체하고 예산이 없으면 폐기라도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시설 건설→방치→또 건설’ 악순환…군민 혈세는 계속 투입

이번 김형실 의원의 질의가 던지는 핵심 질문은 명확하다.

“이미 있는 시설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면서 왜 또 새로운 시설을 지어야 하는가?”

고성군의 시설사업을 보면 공모사업이나 국·도비 확보를 통해 시설을 만드는 데는 적극적이지만, 준공 이후 실제 이용객을 얼마나 확보할 것인지, 누가 운영할 것인지, 운영비와 유지관리비를 어떻게 감당할 것인지에 대한 검토는 상대적으로 뒤처진다는 비판이 반복돼 왔다.

시설 하나가 들어설 때마다 건립비만 수십억, 수백억원이 투입되지만 사업이 끝난 뒤 이용객이 줄거나 운영 주체가 사라지면 결국 관리비와 유지비는 고스란히 군 재정의 부담으로 남는다.

산림엑스포 시설의 현재 모습은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행사를 위해 거액을 들여 시설을 만들고, 행사가 끝나면 활용방안을 찾지 못해 방치한다. 그러면서 기존 시설의 실패 원인을 제대로 따져보기도 전에 또 다른 시설사업을 추진한다.

이 같은 악순환이 반복된다면 ‘지역 발전을 위한 투자’가 아니라 ‘건설을 위한 건설’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김 의원이 “고성군에서 사업한다고 하면 불안부터 시작된다”고 한 발언도 결국 이 같은 반복적인 시설사업 실패에 대한 주민들의 불신을 대변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제 고성군의 시설사업에서 필요한 것은 ‘얼마를 확보했느냐’가 아니라 ‘이미 지어놓은 시설을 얼마나 제대로 살리고 있느냐’에 대한 평가​라는 지적이다.

새 시설을 하나 더 짓기 전에 산림엑스포 시설을 비롯해 기존 시설들의 활용률과 운영실태, 유지관리 비용, 방치 여부부터 전수 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설악투데이 특별취재반

댓글 작성하기!

댓글을 작성해주세요.
이름을 입력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