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 산후조리원과 공공 영어도서관 차이…다들 실패한 영어도서관 짓는 이병선 속초시장의 ‘헛발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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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위원 김호의 세상비평

산후조리원은 꼭 필요한 사회적 도구이자 문화다. 산모에겐 너무나 중요한 시설이다. 국가나 시군이 꼭 필요한 시스템을 구축하는 방식에는 여러 방법이 있다.

현재 산후조리 시스템을 보면, 민간 비즈니스 차원에서 하는 경우가 있고, 공공에서 재원을 투입해 운영하는 경우가 있다. 먼저 민간이 비즈니스로 운영을 하면 공공에서는 산모에 보조금을 주는 방식으로 산모와 민간 비즈니스 분야를 뒷받침하게 된다. 이런 방식이 가장 좋은데, 재정 운영에 효율을 높여 – 공공산후조리원 시설과 직원에 투입하는 세금이 절약됨 – 더 많은 산모에게 더 많은 액수를 지원할 수 있어 긍정적이다. 강릉시 같은 경우가 이렇게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속초나 양양 같은 곳은 민간에서 비즈니스 차원에서 투자가 전혀 이뤄지지 않아 시군이 나서서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민간시스템보다 비효율적이지만, 속초에서 공공산후조리원을 짓고 있는 것은 좋은 결정이다. 양양은 운영 중이고, 산부인과 하나 없는 고성군은 이마저도 하지 않으니 정말 개탄스럽다.

공공영어도서관은 어떤가? 20여 년 전에 전국에 우후죽순처럼 영어마을이 생겼는데, 다 이유가 있었다. 그 당시에는 우리 주변에서 일상적으로 영어 학습 자료, 영어권 문화를 접할 기회, 원어민과의 소통 기회, 최신 영어 자료와 서적을 통해 국제적 정보를 얻을 기회, 영어 커뮤니티 활성화 부족(영어 학습 그룹, 토론, 워크숍 등 다양한 프로그램) 등 영어 학습에 제한이 많았다. 서민이 영어 배우기 어려웠던 시절이다. 당시엔 필요가 있으니 시도, 시군에서 많이 투자했고, 초기 영어마을은 많은 인기를 끌었다. 지금은 어떤가. 다 망했다. 영어마을 축소판이 공공영어도서관이다.

영어마을이 망한 이유가 있다. 지금은 전 세계가 단일 가상국가(virtual nation)로 인식될 만큼 초연결(인터넷) 시대, 전 세계의 영어 자료와 서적에 쉽게 접근할 수 있고, 핸드폰 노트북 컴퓨터 등을 켜기만 해도 영국, 미국 학생들이 학습하는 과정을 똑같이 이용할 수 있다. 언어 학습 앱으로 각국 사람들과 실시간으로 소통할 수 있다. 인터넷이 영어 학습과 정보 접근성을 크게 확대해 전통적 도서관을 대체하고 있다. 그리고, 오프라인에서도 공공에서 세금을 투입해 유치원과 초등부터 원어민이 영어를 가르치게 한다. 속초시에서 세금을 투자해 영어학습시스템을 구축할 필요가 없다. 시설을 짓고 나면 매년 들어가는 관리비와 직원 봉급도 한두 푼이 아니다.

이병선 시장이 망한 영어마을 사업에 뜬금없이 46억 원을 투자할 이유가 없다. 모든 일은 시민 관점에서 검토해야 한다. 사정은 항시 변하니, 이 시장은 스스로 자신의 공약이 시민에 정말 유익한지, 속초시의 정체성과 조화되는지, 시대 흐름에 순응하는지 검토해 필요 없으면 폐기해야 한다. 시정자문위와 시의회 등에서 공약에 대한 평가를 수시로 해서 배가 산으로 가지 않도록 잘 관리해야 한다.

당위성 논쟁은 차치하고, 김철수 전 시장이 한 사업을 이 시장이 폐기하면서 느낀 점을 곰곰이 생각해 볼 일이다.

(편집위원 김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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