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걱정도 무표정으로 한다. 한 경지에 이른 엷은 웃음 얼굴이 참 천진 난만하다.세속을 떠난 듯 한 표정이라 할수 있는데 실제 그는 산속에서 망치질을 하고 있다.야촌리에서 곡실평으로 한참 들어가는 하천변 피움테마파크에 그의 작업실이 있다.
지난 여름 태풍과 홍수로 많은 작품이 유실되는 아픔을 겪었던 이종국 조각가,작업실 컨테이너가 간당간당 난간에 서 있는 듯하다. 깊게 패인 계곡에는 거대한 바위가 다 드러나 보이고 아직도 물살이 세다.그는 “물에 떠내려 가는 작품을 건져 오기도 했다.”고 태연스럽게 말했다. 이래저래 그의 작품 전시공간인 잔디마당이 아직 어수선하다.
이종국은 철과 씨름하고 있다.고철이 그의 손에 닿으면 예술이 된다.재활용 가치를 높이기도 한다.그런 독특한 작품세계를 구축하면서 구도와 환경 메시지를 던지고 있는 이종국이 고성에서 이별을 준비하고 있다, 아쉽고 아쉬운 소식이다. 이종국은 “횡성에 새로운 작업공간을 마련해서 10월말경 이전할 계획이다.”고 했다.
피움테마파크에 그의 손길이 안간데가 없다. 지나치다 서 있는 녹슨색의 철제 조각은 다 그의 작품이다.산과 물소리를 벗하며 그는 수도승처럼 철을 자르고 두드렸다. 외롭고 적적하지만 봄이면 새소리를 노래삼아 망치소리와 장단을 맞췄다.
그의 고성 이별소식은 고성의 문화예술 경지를 끌어올리면서 지역에 훈기를 불어 넣고자 하는 열정이 멈추는 것 같아 무척 안타깝고 마치 대어를 놓치는 듯한 마음의 조급함도 다가온다.
열악한 저변의 고성에서 그의 노력은 각별했고 사실 꽃을 피우지 못한 채 중단하는 셈이다.속초에서 온 A씨는 “무척 아쉽다. 수수하면서도 친근하게 생활속에 함께 있는 듯한 그의 작품을 볼 수 없는 게 그렇다.”고 말했다.
4년여 고성에서 작업에 박수를 보내며 횡성에서 안착을 응원한다.이종국은 서울대 미대를 졸업하고 다수의 작품전을 연 중견 조각가다.
신창섭